야권發, 제3당론 물밑에서 ‘꿈틀’

정동영 안철수 조경태 등 비노계 움직임 심상치 않아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4-10-28 17:20:44

분권형 개헌논의 진행되면 ‘중도 3당 입지강화’ 전망도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출범 한 달을 넘기고도 '제 3당 창당설' 등 당내 분란 요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 개헌” 발언 이후, 중도 성향의 제3당의 입지가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 마저 제기되는 실정이다.

실제 새정치연합 비노(비노무현)계 중진 전·현직 의원들이 세 규합에 나서는 등 내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특히 정동영 상임고문은 '특정 계파의 사당화 시도'를 당 위기의 핵심으로 지목하며 강하게 질타했다.

28일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정동영 고문은 최근 인터뷰에서 “현 비대위가 들어선 이후 특정 계파가 당을 사당화하려는 시도를 노골화하고 있다”며 “새정치연합에 희망이 없기 때문에 새로운 야당이 필요한 것 아닌가 하는 얘기가 봇물 터지듯 나온다”고 ‘새로운 야당론’을 직설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먼저 새정치연합의 추락 원인에 대해 “야권의 지지율 추락과 사상 최악의 침체는 정부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다. 야당 특히 제1야당이 자멸한 결과"라며 "7.30 재보선 당시 동작을 전략공천 파동이 있기 전, 그러니까 선거 후보등록 불과 10여 일 전만 해도 새누리당은 영남을 제외하고 전패 위기였다. 야당이 자만하지 않고 관리만 잘했더라도 충분히 이겼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 비대위가 당을 위기에서 구하기는커녕 오히려 지지율을 10%대로 추락시켰다"고 질타했다.

정 고문은 "비상대책이란 무얼 의미하는가. 환골탈태에 가까운 혁신인데, 지난 9월 18일 현 비대위가 뜬 후 벌써 한 달이 지났지만, 뭘 혁신했다는 얘기를 우리 국민들이 들어본 일이 없다. 비대위가 '계파 극복'이라는 사명으로 출발했는데 특정 계파의 독과점 연합체가 됐다. 비대위 자체가 혁신 대상으로 전락해 버렸다"며 "이게 진짜 위기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친노-비노 얘기가 계속 나오고, 그렇게 구분되고 표현되는 한, 새정치연합이 정권교체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특정 계파의 사당화는 향후에도 당의 앞날에 커다란 장애요소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고문은 최근 전북 14개 시군 경청투어 중이다. 정치입문 20년 만에 첫 시도인 이 일정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제 3당 창당’을 염두에 둔 행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정 상임고문은 지난 26일 장수, 진안 등 동부지역을 시작으로 29일까지 3박4일 일정의 경청투어에 농어민, 노동자, 종교인, 정치인 등 각계각층의 도민들을 만난다는 계획이다.

특히 마지막 날인 29일엔 군산에서 ‘야당의 진로를 묻다’라는 집회로 대대적인 세 과세로 중앙당에 경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동영 상임고이 지난달 30일 진도 팽목항을 찾았다가 상경 길에 예고 없이 손학규 전 고문이 생활하고 있는 전남 강진의 토굴을 방문한 것 역시 제3당 창당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관심 속에 주목을 받았다.

특히 정동영 상님고문과 정대철 상임고문이 주축이 돼 만든 구당구국모임이 신당의 전초기지가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대철 상임고문은 “강경파가 주류면 총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며 “노력하다 안 되면 신당 창당까지 고려해야”한다는 폭탄 발언을 하기도 했다.

구당구국모임은 친노(친노무현) 중심의 비대위로는 당이 새롭게 거듭나는 것에 한계가 있다며 ‘친노 패권주의 배격’을 목표로 결성됐다.

이 모임에는 현재 이부영, 정동영, 천정배, 추미애, 강창일, 이종걸 등 전·현직 중진의원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안철수 의원의 수상한 움직임도 제3당 창당설에 무게를 싣고 있다.

안 의원은 최근 비대위 합류제의를 공식 거부했을 뿐만 아니라. 최측근인 송호창 의원마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조직강화특위 위원직을 스스로 사퇴했다.

조강특위는 지역위원장을 선정하는 중요한 자리로 차기 총선 공천과 대선까지 영향을 끼치는 조강특위 위원직을 사퇴하는 것은 안철수계가 당내 지분을 모두 포기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신율 명지대 교수는 “탈당 명분 쌓기”로 규정했다.

특히 안 의원은 최근 박주선, 오제세 의원 등과 회동을 가지는 등 중도온건파 의원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며 정치적 재기를 모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역시 제 3당 창당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세월호 정국에서 장외투쟁 반대 연판장을 돌리는 등 친노 강경파에 맞서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내왔던 조경태, 황주홍 등 소신파 의원들도 제 3당 참여 가능성이 높은 인사로 분류되고 있다.

당내에서 중도온건노선을 표방하고 있는 민집모와 콩나물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한편 최근 야권발 정계개편 가능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개헌 이슈와 합쳐지면서 폭발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가깝게는 개헌, 멀리는 연정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는 중도성향의 제3당의 출현이 이뤄질 것이란 뜻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원집정부제 등의 권력이 분산이 되는 방향으로 논의가 될 경우엔 정치권, 특히 야권의 정치지형 변화를 촉발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정치적 유연성을 가진 중도 정당이 파트너로 유리할 수 있기 때문에 중도성향의 의원들이 개헌과정에서 대거 탈당해 제3의 정당을 만들 것이란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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