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당신들이나 똑바로 하라"
김문수 위원장, 국회 개헌론에 일갈...대권의지 시사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4-10-30 14:33:18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 김문수 위원장은 30일 최근 정치권 개헌 논란과 관련, "국회의원 당신들이나 똑바로 하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포럼뉴코리아 조찬모임 강연에서 "국회에서 요즘 개헌에 대해 논의가 많다. 이 나라 헌법에 문제가 있다, 대통령제는 안 된다고 하는데, 뭐 어쩌겠다는 거냐"며 이 같이 질책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한 날이다.
그동안 김 위원장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개헌봇물”발언으로 촉발된 개헌논의에 대해 줄곧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왔다.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는 “국민이 지금 바라는 것은 ‘정치 좀 바꿔라, 여의도 좀 바꿔라,그리고 먹고 살게 좀 해줘라, 희망을 좀 달라’ 그렇게 듣고 있다”면서 “저보고 헌법을 바꿔달라고 하는 사람(국민)은 아직 못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4·19 때 내각제 개헌을 했고 1년도 안 돼 쿠데타를 불러왔다”며 “9번의 개헌 역사가 우리 국민에게 아픈 역사였다. 다 잊어버린 듯 말하면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2일 프레스센터 특강에서도 “우리 국민은 자신들이 직접 (지도자를) 뽑고 싶어 한다. 5년 단임제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면서 개헌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차기 대권후보군 중 한 명인 김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정치권에서 불거지고 있는 개헌 주장에 대한 자신의 반대 입장을 재확인 한 것으로 사실상 김무성 대표와 대권경쟁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
그는 "경기도지사, 중요하고 좋은 자리다. 그러나 이 나라의 모든 문제에 대해 남은 내 삶을 온전하게 나라를 위해 바쳐야겠다는 생각을 어릴 때부터 했다"며 "마지막 내 삶을 대한민국이 흔들리지 않게 하겠다는, 지금까지 헌정 역사와 한강의 기적을 이제 대동강의 기적, 압록강의 기적으로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내 삶을 거기에 바치겠다"고 말했다.
과거 민중당에서 전향한 이력이 있는 그가 북한과 관련, "북한은 전술핵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는 핵에 대응하지 못한다. 북한이 핵을 만들고 미사일을 쏴도 우리는 전혀 반격하지 못한다. 핵, 잠수함, 생화학무기 등에서는 북한이 우위다. (이런) 비대칭 문제는 풀 수가 없다. 비대칭이 있는 한 주한미군의 주둔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주한미군의 주둔을 지지하거나, 통합진보당에 대해 "북한을 공공연하게 추종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 한 것 역시 새누리당 대권주자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한편 김 위원장은 혁신위에서 추진해 온 개혁 방안 중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 금지만 제외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토론해보니 (현직) 국회의원들은 자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고 자꾸 다른 것을 하고 싶어한다. 농구 회장, 축구 회장, 겸임교수, 동창회장 다 하고 싶어한다. 무엇 때문에 해야 하나. 의원보다 더 중요한 자리가 있느냐"며 "100가지를 쥔 사람이 1가지를 더 쥐려고 국민들의 소리는 안 들리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현직 의원들과 (국회의원을) 안 한 사람들의 생각이 완전 반으로 나눠진다"며 "현직 국회의원들은 자기들의 무엇이 문제냐 하는 부분에서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가지 많이 설명하는데 못 알아듣는다"고 말했다.
혁신위는 지난 29일 회의에서 국회의원들의 겸직금지 대상을 공공기관장과 국회의원 체육단체장, 초빙·겸임·객원·외래·특임·명예교수 등 교수직으로 확대했으나 국무위원 겸직금지 항목만 대상에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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