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우균근, ‘분권형’ 개헌추진
국민 79%는 ‘대통령 중심제’ 지지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4-11-10 16:21:26
[시민일보=이영란 기자]새누리당 친이계와 새정치민주연합 친노계 등 여야 개헌론자들이 ‘이원집정부제’ 개헌을 추진하고 있으나 국민은 대통령 중심제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개헌 전도사’를 자처하며 연일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재오 의원의 행보가 여의치 않아 보인다.
개헌추진국회의원모임 고문을 맡고 있는 이 의원은 10일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과 안철수 전 새정치연합 공동 대표, 문재인 새정치연합 비대위원 등이 대통령제를 지지하는 것에 대해 “본인이 대통령을 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더 이상 개헌논의를 하지 않겠다’는 김무성 대표에 대해서는 “김무성 대표는 최고 중진회의에서 세월호법이 매듭 되고 난 다음에 논의를 해달라는 이야기를 했고, 정기국회 경제활성화법을 통과시키고 나서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이야기를 수차례 해왔다”며 “그런데 당 대표로서 대통령이 논의하는 것이 좀 거북스럽다고 그러니까 일단 정기국회에서 경제활성화법을 통과하는데 주력하자, 그런 뜻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하든 안하든 간에 이미 개헌 논의는 수면 위로 올라왔고 국회에서도 2/3이상이, 230명이 넘게 개헌을 해야 된다는 것이고, 국민들도 각종 여론조사의 60%가 넘게 개헌은 해야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헌 논의시기에 대해서는 “금년 안에 특위가 구성이 되어서 자료 수집을 끝내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특위를 중심으로 여야와 사회단체, 국민 전반의 논의를 거쳐서 내년 상반기, 내년 6월 이전까지는 개헌이 매듭이 되어야 여러 가지 정치 일정이 맞아 들어가는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안에 개헌을 매듭짓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 지지 의사를 밝혔으나 이는 사실상 ‘이원집정부제’로 국민의 부정적 시선을 고려한 용어 변경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그는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에 대해 “그것의 핵심은 대통령의 임기는 4년 중임을 허용하도록 하고, 권한은 대통령은 외교-통일-국방의 권한을 갖고 행정부 수반, 즉 내각 수반은 국무총리가 갖는, 형태가 분권형 대통령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원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와는 조금 다르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강원대 60주년기념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강연에서도 이원집정부제와 다를 바 없는 4년 중임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됐지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선행되지 않아 유가족을 분노케 하고 있다”며 “헌법상 행정부 수반은 대통령인데 사퇴를 할 수 없으니 국무총리가 사퇴의사를 밝혔다가 없던 일이 됐다.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아 진상규명이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정권이 다수결의 민주주의라면 지금은 합의의 민주주의로 소수의 의견이 반영되는 선거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며 “책임지는 정치를 위해 대통령은 국민이 직접 뽑아 외교, 국방, 통일, 국가원수의 지위를 주고 책임질 일이 많은 내치는 내각이 책임지는 4년 중임제 개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도 최근 개헌방향에 대해 “분권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국민들은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지만 분권형이 아니라 대통령 중심제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가 실시한 개헌 관련 여론조사 결과, 5년 단임 대통령제를 바꾸는 개헌에 대해 필요하다는 대답은 57%, 필요 없다는 40%로 나왔다.
하지만 바람직한 권력구조로는 대통령 4년 중임제를 꼽은 응답자가 45%로 가장 많았고, 이어 현재의 5년 단임 대통령제가 34%로 집계됐다.
대통령 중심제를 지지하는 응답이 무려 79%에 달한 것이다.
반면 대통령이 외교·국방을 맡고, 총리가 내치를 담당하는 이원집정제는 10%, 총리·수상이 국정을 맡는 내각책임제가 9%의 순이었다.
이 조사는 지난 7~8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상대로 한 유·무선 전화 설문 결과로 표본오차는 ±3.1%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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