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국정개입' 보도 파문 확산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4-11-28 15:33:14

청와대, “사실무근...법적대응” 강경대응 예고
새정치, ‘비선실세 국정농단 진상조사단’ 구성


[시민일보=이영란 기자]이른바 '비선실세'로 불리는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문건' 보도와 관련, 청와대는 사실무근이라며 해당 언론에 대한 강력한 법적대응 방침을 밝히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여기에 야당이 진위 여부를 밝히겠다며 정치쟁점화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일보는 28일 올해 1월6일 '靑비서실장 교체설 등 VIP측근(정윤회) 동향'이라는 제목의 동향감찰보고서를 입수했고, 김기춘 비서실장에게도 보고된 문건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문건에는 정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인사인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등 10명과 매달 두 차례 정도 서울에서 만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세계일보는 해당 보고서가 모임 참석인사를 두고 중국 후한 말 조정을 휘두른 환관들인 '십상시'로 지칭하고 있으며 정씨는 이들로부터 청와대 내부 동향 등을 보고받는가 하면 김 비서실장의 교체설 등을 퍼트리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다.

또 해당 보고서는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의 지시로 경찰 출신의 A행정관이 작성했으며 보고서 제출 시점으로부터 한 달 만에 A행정관은 경찰청으로 원대복귀, 이로부터 두 달 뒤엔 조 전 비서관은 사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오늘 세계일보에 나온 청와대 관련 보도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보도에 나오는 내용은 시중의 근거 없는 풍설을 모은 이른바 '찌라시'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하고 당시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민 대변인은 "청와대는 오늘 안에 고소장을 제출하는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 대변인은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는 문서는 저희들이 갖고 있다"고 말해 똑같은 내용은 아니지만 해당 보고서와 비슷한 문건을 청와대가 보유 중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민 대변인은 김 비서실장에게도 그 내용이 정식 문건으로 보고된 바는 없으며 통상적인 구두보고로만 전해졌다고 해명했다.

민 대변인은 또 "(보고서에 등장한 인물들에 대해) 조사라고 이야기하기는 뭐하겠지만 (사실여부에 대한) 확인을 했는데 근거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장소에도 가본 적도 없다고 한다"며 "그래서 (보고서가 작성된) 당시에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청와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정씨를 정권의 숨겨진 실세로 보고 있는 야당에서는 이번 보도를 정치 쟁점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이를 둘러싼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비선실세 국정농단 진상조사단'을 구성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비선실세 국정농단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고 단장에 박범계 의원을 임명했다"며 "새정치연합은 이번 국정농단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서 모든 당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또 국회 운영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공직기강비서관실 보고서의 진위 여부를 철저히 밝힐 것을 요구했다.

김 대변인은 "김기춘 비서실장, 정윤회씨,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등 이른바 '십상시'라고 불리는 사람들과 보고서 작성자 모두 국회에 출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은 청와대 감찰보고서를 '찌라시' 수준으로 판단했다는 청와대 해명에 대해 "이 정권이 찌라시 정권인가"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박지원 비대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지난 대선 때) 정상회담 대화록도 찌라시보고 읽었다고 하더니, (청와대는) 사진까지 공개가 됐는데 이 내용을 청와대 감찰보고서인 것은 맞지만 내용은 찌라시를 모아서 한 것이라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감찰보고서가 존재하는데 그게 찌라시 내용이라고 하면 국민이 믿나"라며 "(그렇게) 말한 그 사람들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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