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지도부, ‘정윤회게이트’ 파상공세
이완구, “본질은 문서 유출” 선긋기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4-12-05 18:10:09
[시민일보=이영란 기자]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문재인 박지원 정세균 비대위원 등 당 지도부가 5일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거론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이에 대해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본질은 문서 유출”이라며 선을 그었다.
문희상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특별위원회 연석회의를 열고 "국정농단의 주인공들이 연일 폭로전을 일삼고 있다"며 "막장 드라마 수준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남은 임기가 걱정스럽다"고 포문을 열었다.
문 위원장은 "수첩인사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비선실세가 주도했다는 사실이다. 정부의 공적시스템이 공개된 명백한 증거"라며 "청와대의 해명대로 루머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권력 사유화가 점입가경이다. 국민적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정부의 성공을 위해 진상규명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 읍참마속도 불사해야 한다"며 "청와대의 지휘받는 하명 수사로 권력의 핵심에 가려진 진실을 밝히지 못한다. 국회가 나서야 한다. 새누리당은 운영위원회 소집에 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비대위원도 "국정농단을 단순 문서유출로 축소하려던 대통령의 의도는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며 "비선실세 국정농단 1차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공세를 취했다.
문 비대위원은 "비선실세의 실체가 드러나는 한편 그들간 권력투쟁이 공공연이 계속되고 있다"며 "인사를 대통령이 직접 수첩을 꺼내들고 실행한 것은 국민들은 입이 벌어진다. 대통령은 진실을 모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철회하고 성역없는 수사를 지시해야 한다"며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하도록 측근과 비서실장을 정리해야 한다. 빠르고 단호한 결단이 위기에서 구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박지원 비대위원도 가세했다.
그는 "청와대를 쇄신할 대통령의 쾌도난마와 같은 결단을 촉구한다"며 "먼저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비서실장은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작성한 모든 문건을 보고 받았고 4월에는 문서유출 사실도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국기문란 행위를 알고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은 비서실장의 직무유기가 도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세균 비대위원은 "최근 불거진 정윤회 게이트가 사자방을 삼키는 블랙홀이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윤회 게이트는 이미 권력 통제의 가능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베일에 가려진 실체가 드러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일부 언론이 제기한 몸통설에도 주목해야 한다. 검찰 수사가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에 맞춘 부실·편파·축소수사로 흐르는 것을 좌시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사실무근이라고 하면 검찰 수사가 실체를 밝히는 게 아니라 대통령 지시로 사실무근이라고 결론 내릴 것이 뻔하다"며 "청와대 인식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정윤회 게이트의) 실체를 규명하고자 오전 10시에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을 요구했지만 새누리당이 응하지 않을 것 같다"며 "새누리당은 청와대의 비호세력이 돼선 안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비선실세의 국정개입 의혹이 담긴 청와대 문건이 유출된 것과 관련, "이 사건의 본질은 문서 유출"이라며 선을 긋고 나섰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공무원의 비밀누설이 변질돼 '십상시'니 하는 과도한 야당의 공세는 전형적인 정치 공세"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확실한 근거가 없는 것을 갖고 전형적인 정치 공세로 갈길 바쁜 국회의 발목을 잡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며 "침묵을 지키는게 아니라 모든 일에는 순서와 절차가 있다. 의혹이 있으면 수사하면 되고 문제가 있으면 대처하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산적한 문제를 놓고 특검이나 국정조사, 운영위 소집 이런 것을 요구하면 어떻게 국회가 굴러가겠냐"며 "냉정하고 차분한 이성적인 모습을 야당이 보여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