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무슨 염치로...

고하승

| 2014-12-17 14:39:59

편집국장 고하승


새정치민주연합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도덕군자인양 행세를 했다.

실제 문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고 "대대적인 국정쇄신과 총체적 기강해이를 바로잡는데 앞장서야 한다"며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은 박근혜 대통령의 폐쇄적 국정운영으로 초래된 중대한 국기문란사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문 위원장은 "비선실세 국정농단 검찰수사에 대한 국민 불신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며 "청와대는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검찰은 그에 맞춰 짜맞추기식 수사를 하고 있다는 게 많은 국민들의 합리적인 의심"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비선실세 국정농단은 사태를 낱낱이 파헤쳐 반드시 발본색원해야 할 중대범죄”라고 강조했다.
문 위원장은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비선실세 국정농단·청와대 외압규탄 비상 의원총회에 참석해서도 "비선실세 국정농단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수사가이드라인과 검찰의 짜맞추기식 수사, 최모 경위의 자살과 한모 경위에 대한 청와대 회유를 지켜보면서 국민은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고 있는가 묻고 있다"며 "거짓말이 또 다른 거짓말을 낳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회유와 협박이 진실을 가리려 하고 있다. 국민은 알고 있다. 하늘도 땅도 알고 있다”고 언성을 높였다.

하지만 그가 이처럼 목소리를 높일 자격이나 있는지 의문이다.

문희상 위원장이 참여정부의 청와대 비서실상을 지낸 직후인 2004년 대한항공에 처남의 취업을 청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중앙지법 민사35부(부장 이성구)는 지난 16일 문 위원장의 처남 김 모씨가 문 위원장 부부를 상대로 벌인 민사소송 판결문에서 “문 위원장이 대한항공의 회장(조양호 회장)을 통해 미국에 거주하던 처남의 취업을 부탁했고, 고교 선후배 사이인 대한항공 회장은 미국의 브리지 웨어하우스 유한회사 대표에게 다시 취업을 부탁했다”면서 “2012년쯤까지 컨설턴트로 74만 7000달러를 지급받은 김씨는 회사와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등 회사에서 일을 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즉 문 위원장이 서울 경복고등학교 동문인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에게 처남의 취업을 부탁했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문 위원장의 처남은 8년간 일도 하지 않으면서 무려 74만 7000달러를 받아 챙길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고박꼬박 8년간 거액의 돈을 임금으로 지불할 회사는 그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여기에는 어떤 대가가 따르지 않았느냐는 의심을 갖는 게 합리적인 생각일 것이다. 단순히 문 위원장과 조 회장이 고교 선후배라는 관계만으로 그런 엄청난 특혜를 주었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처남 취업 청탁의 대가로 문 위원장은 어떤 것을 건네주었을까?

그것은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문 위원장 처남이 취업했다는 미국 브리지웨어하우스 아이엔시는 대한항공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한진그룹(조양호 회장)이 미국 캘리포이나주에 세운 컨네이터 업체로 당시 대한항공은 전투기와 헬기 생산 등 방산사업도 병행하고 있었다는 게 아무래도 꺼림칙하다.

왜냐하면 그 때에 문 위원장은 국회 국방위원으로서 방산사업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노무현정부의 초대 비서실상을 그만 둔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의 위세는 실로 대단했었다.

따라서 '직무관련성'에 대한 대가가 오고 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더구나 문 위원장은 20대 총선 불출마의사를 슬그머니 번복해 빈축을 사고 있는 마당이다.

실제 문희상 위원장은 작년 1월 17일 통합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3일째 되던 날 아주 비장한 각오로 "저는 정치적 인생의 꿈이 없다. 다음 당 대표, 원내대표 나갈 사람도 아니고 다음 국회의원 선거에 나갈 사람도 아니다"라며 20대 총선 불출마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었다.

그런데 최근 새정치연합이 전국적으로 지역위원장 공모를 실시했는데, 그는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도 의정부갑(甲)에 단수로 후보등록을 했다. 한마디로 지역위원장이 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셈이다. 물론 지역위원장이 반드시 총선에 나와야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치인들이 지역위원장 자리를 욕심내는 이유는 총선 공천을 염두에 둔 때문이라는 게 통상적인 생각이다. 문 위원장도 그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정치인이 아직 그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그저 여러 의혹의 나열에 불과한 ‘비선실세 의혹’을 가지고 날을 세우고 있으니 그저 헛웃음만 나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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