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문건은 언론 게이트”

인터뷰 이영작 박사

이영란, 전형민

joy@siminilbo.co.kr | 2014-12-24 16:49:18

"언론의 청와대 길들이기"

빛나는 혜안과 해법 제시로 어른이 부재한 시대적 갈등을 채워주는 우리들의 영원한 멘토.

아무에게나 쉽게 붙일 수 없는 타이틀이 아주 자연스러운 이영작 박사를 22일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통계학 박사로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임상실험기획과 설계관리 담당자로 오래 일한 경험을 살려서 ‘LSK Global’이라는 임상실험 회사를 꽤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CEO였다. 잔잔한 목소리로 5명으로 시작한 직원이 180여명으로 늘었다고 설명하는 그에게서 강한 자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예리한 상황진단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으면서도 그는 정작 정치평론을 주업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다. <편집자 주>

▲ 이영작 박사는 <시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찌라시 문건 파동과 관련해 “변방언론의 무책임한 폭로에 주류언론이 화답하고 부화뇌동한 언론을 위한, 언론에 의한, 언론의 게이트”라고 지적했다. (사진=황교영 기자)
[시민일보=이영란, 전형민 기자]이영작 박사는 22일 최근 정치권을 강타한 ‘지라시 문건’ 파동과 관련, “언론의 청와대 길들이기”라고 규정했다.

이영작 박사는 <시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변방언론의 무책임한 폭로에 주류언론이 화답하고 부화뇌동한 언론을 위한, 언론에 의한, 언론의 게이트”라며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선일보가 세계일보 보도를 쫓아갔다. (해당 문건 존재를)조선일보가 과연 몰랐을까?”라고 반문하며 “최소한 조선일보라도 팩트를 확인하고 보도했어야 했다. 그러기 때문에 이번 사건은 언론이 청와대 길들이기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언론의 청와대 혁신 요구와 관련해서는 “청와대가 뭘 잘못해서 반성하고 혁신하라는 거냐”면서 “청와대 반성보다는 언론의 참회가 우선”이라고 일갈했다.

특히 비선실세 의혹과 관련, “박근혜정권에서 논공행상이 없어서 그렇다”며 “논공행상에서 제외된 1000~2000명의 불만세력들이 ‘찌라시 문건’으로 3인방을 표적으로 삼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실세가 없어서 발생한 일 일뿐, 대통령이 전적으로 신뢰하는 비서관 3인방을 아무 잘못도 없는데, 내쳐서는 절대 안된다"고 당부했다.

이영작 박사는 " 박근혜 대통령이 하나라도 잘못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 태풍이 지나면 멀쩡한 산(山)처럼 그 자리에 있을 것이니 의연하게 대처하여야한다"고 주문했다.

다만 그는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위험한 좌파에 정권을 지켜 나라를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번 통진당 해산 결정은 대통령으로선 성공작이다. 당선 이유 중 하나인 좌파 견제의 목적을 달성했기에 치적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영작 박사는 국정동력 회복을 위해서는 “남은 임기동안 51%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는 우파정책을 써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처음부터 100%를 다하려고 해선 안 된다”며 “전체 80%에 영향을 줄 수 있는 20%를 찾는 게 중요한데 부정부패 척결과 경제성장이 그것”이라고 규정했다.

다만 대통령 소통부재 지적에 대해 “대통령의 근본적인 콘텐츠를 바꿀 수는 없다”며 “과거 여론조사를 봐도 소통에 대한 기대감으로 대통령이 되신 분이 아니기 때문에 이제 와서 소통을 이야기 하는 건 일종의 배신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영작 박사는 “(박대통령이)지금이라도 단단한 비호세력을 옆에 두어야 하고 공세적으로 변할 때가 되었다”며 “그런데 지금 청와대에 악역을 하는 사람이 없다. 대통령과 독대하면서 밖에서는 악역을 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영작 박사는 특히 ‘슈퍼갑질’로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의 처남취업청탁 사건과 관련, 상대당인 여당의 침묵이 길어지는 현상과 관련, “총체적으로 부패돼 문 위원장에 대해 문제삼지 못하는 것”이라며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아무도 총대를 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의 분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건 작년부터 얘기했다. 분당 말고는 방법이 없다. 비노가 당권을 잡게 되면 친노가 견디지 못하고 나가야한다. 도저히 동거가 될 수 없다. 손학규 고문은 자신의 대권을 위해 친노 불러들였다가 잡아먹혔다. 문재인, 박원순, 안철수 등 지금 야당의 유력 차기 대권주자들을 보면 다 굴러온 돌이다. 그러니까 정대철 등 이런 사람들이 분당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다고 박지원이 또 역할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호남 출신 대권주자 기대하기 어렵다. 인물을 키울 수 있는 토양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내년 2.8 전대 이후 새정치연합 상황에 대해 이 전 교수는 “친노 한명숙이 당 대표가 되면서 공천작업 과정에서 비노가 쓸려나갔다. 그 경험들이 비노로 하여금 친노에게 또 당할 수 없다는 자각을 심어준 셈“이라며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같이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체적 분당시기에 대해선 “실제로 갈라지려면 내년 8, 9월까지는 가봐야 안다”며 “지금까지 급조된 정당이 성공한 예는 없다. DJ의 새정치국민회의가 성공은 했지만 절반의 성공이었다. 15대 총선은 DJ로선 실패했다. 그나마 그 정도도 DJ역량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그런걸 보더라도 분당 후 의석을 확보하려면 8, 9월 이전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예측했다.

다만 그는 “가장 중요한 건 비노에 대권주자가 있어야한다. 대권주자가 없으면 참 힘들 것”이라며 “손학규가 와신상담 중인데 그가 얼마나 임펙트가 있는지, 분당에 앞장설 명분이 있는지, 그런 게 문제다. 당이 깨지긴 깨지는데 누가 촉매가 되느냐 하는 건 좀 더 지켜볼 문제”라고 주장했다.

분당세력과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관계에 대해선 “호남에서 인물을 키우지 않았다. 야당이 키운 인물이 없어 외부에서 들어온 인물”이라며 “딜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영작 박사는 ‘친노’ 세력의 정치적 한계를 언급했다.

그는 “친노는 북한이 유훈정치 하듯 노무현의 유훈정치를 하는 것이어서 정치적으로 발전할 수가 없다. 한계가 있다”며 “노무현을 브랜드화 시켜놓고 그 브랜드에 갇혀 있다. 최근 문재인이 프레임을 벗어나고자 이상돈 영입 카드로 시도해 봤는데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며 “친노 프레임에 갇힌 완고함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7년 대선과 관련한 ‘반기문 대망설’에 대해서는 “노인 폄하는 아니다”면서도 “반 총장이 지금은 건강하지만 대통령 재임기 중 치매 등 여러 가지 돌발적인 건강문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300명쯤 되는 국회의원은 문제가 없다”면서도 “대통령은 한 사람이다. 다르다. 그래서 연령을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고 강조했다.
대담 / 이영란 정치행정부장 joy@siminilbo.co.kr
정리 / 전형민 기자 verdant@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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