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텝스 공부, 과연 대형학원이 정답일까?

윤태선 교육 칼럼니스트

| 2015-01-14 11:22:05

수 년간 우리나라의 영어 사교육 시장을 주도해 온 시험은 토익이다. 소위 ‘대형 학원’들은 주입식 교육으로 이루어진 대형 강의를 다량으로 제공하여 토익 수험생들의 ‘대안 없는 해결책’으로 자리잡았다.

▲ 윤태선 교육 칼럼니스트
하지만, 꾸준히 수험생의 숫자가 증가하고 있는 텝스의 경우에는 효과적인 강의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토익 강의에서 쓰이던 방식 그대로 텝스 강의를 구성하여, 텝스 수험생들의 점수 향상에 있어 상당한 비효율을 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텝스 공부를 위해 관성적으로 대형 학원에 찾아가는 것은 결코 정답이 될 수 없다.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토익 강의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는 일부 대형 학원들의 텝스 강의는 텝스의 특성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첫 번째로, 토익의 지문은 비교적 단순한 문장들로 구성되어 있어 개별 단어의 뜻만 알면 자연스레 문장이 이해가 된다. 따라서 토익 강의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텝스 강의에서도 ‘무작정 암기’를 문장 독해의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것은 잘못된 강의이다.

하지만 텝스의 문장 구조는 토익에 비해 훨씬 복잡하기 때문에, 단어의 뜻을 알아도 문장의 뜻을 알기 어렵다. 따라서 단순 암기보다 수많은 문장을 이해하는 훈련을 해야 하는 까닭에 토익 강의 방식으로 텝스 강의가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두 번째로, 토익은 답이 한 문장에 들어있기 때문에, 대형학원의 소위 ‘스타강사’들은 종종 지문 전체를 보지 말고 한 문장을 보라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이는 대형학원의 텝스 강의에도 등장한다. 하지만 텝스는 답이 지문 전체에 녹아있는 시험이다. 따라서 지문 전체에서 핵심을 뽑아내는 훈련을 해야 고득점이 가능하다.

세 번째로, 토익은 모든 파트들이 다르게 생겼지만, 결국 모든 유형은 ‘Correct 유형’, 즉 지문과 일치하는 답을 고르는 한 가지 유형에서 파생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대형학원들의 토익 강의는 문제 해설의 무한 반복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텝스 강의에서도 또한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텝스의 문제는 단순히 지문의 사실을 확인하는 유형 말고도 추론, 핵심 찾기 등 다양한 유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유형별로 제각기 다른 학습 전략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문제 해설 위주인 대형학원의 텝스 강의는 다양한 유형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토익은 ‘많이 알고 있으면’ 풀리는 시험이기 때문에, 많은 정보를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주입식 강의가 유효하다. 토익 강의를 기반으로 한 대형학원의 텝스 강의는 이런 주입식 강의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텝스는 많이 알기보다 ‘푸는 방법’을 알아야 풀 수 있는 시험이다. 따라서 주입식 강의 보다는 푸는 훈련을 위주로 공부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결국, 토익 강의의 형태를 그대로 차용하고 있는 일부 대형학원의 텝스 강의는 텝스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많은 수강생을 끌어 모을 수 있었던 토익 강의의 형태를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이지 않다. ‘남들 다 가는 곳이라서’ 혹은 ‘대형학원이니까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겠지’ 하는 기대감에 시험의 특성을 무시한 강의를 하는 곳을 찾아가는 행동은 그리 합리적이지 않아 보인다.

토익 강의 형식으로 텝스 강의를 운영 중인 일부 대형학원들은 그들의 텝스 강의 방식에 대해서 검토해 볼 필요성이 있다. 또한 수험생들은 무작정 유명 대형학원에 기대기 보다는 보다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 어떤 곳이 가장 텝스에 알맞은 강의를 하는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윤태선 교육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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