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안산 인질범 김상훈은 '계획 범행'"
작은딸 시신서 김상훈 DNA 검출··· 성폭행혐의 추가
홍승호
hsh@siminilbo.co.kr | 2015-01-21 17:16:11
[안산=홍승호 기자]경기 안산 주택가 인질살해사건 피의자 김상훈은 범행을 사전에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지방경찰청·안산상록경찰서 공동수사전담반은 21일 이같은 내용의 수사 결과 브리핑을 발표하면서 "김씨에 대한 인질살해 혐의 외에 10대 인질을 성폭행한 혐의도 추가했다"고 밝혔다.
경찰의 수사결과에 따르면 아내 A씨(44)와 별거 중인 김씨는 흉기 등를 들고 12일 오후 4시께 "B씨(A씨의 전남편)의 아는 동생"이라고 B씨의 동거녀 C씨(31)를 속인 뒤 안산 상록구 본오동 소재 B씨(46)의 자택에 침입했다.
별거 중인 아내 A씨(44)가 만남을 거부하고 전화를 받지 않자 B씨와 함께 사는 자녀들을 인질로 삼아 유인하기 위해서였다.
결국 B씨의 집안에 들어간 김씨는 C씨를 흉기로 위협해 포박한 뒤 같은 날 오후 10시12분 귀가한 B씨를 몸싸움 끝에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시신을 화장실에 방치했다.
김씨는 이어 12일 오후 10시47분과 11시28분께 차례로 작은 딸(16)과 큰 딸(17)이 귀가하자 C씨와 함께 끈으로 묶고 가둔 뒤 다음날인 13일 오전 3~5시께 작은 딸을 성폭행했다.
김씨는 13일 오전 9시17분께 A씨와 전화 통화를 하던 중 말다툼 끝에 전화가 끊어지자 흥분해 이날 오전 9시 32~52분께 작은 딸을 흉기로 찌르고 코와 입을 막아 살해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33~36분께 A씨가 "남편이 아이들을 잡아놓고 있다고 한다. 신고하면 아이들을 죽이겠다고 했다"며 112신고하자 현장에 출동해 김씨와 인질협상을 벌였다.
경찰은 5시간여 동안 협상을 벌이면서 자수 의사를 밝혔던 김씨가 약속과 달리 문도 열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자 13일 오후 2시25분께 특공대를 투입해 검거했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안산 사동 자신의 집에서 흉기를 사전에 준비해 B씨의 집까지 찾아간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또한 편의점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B씨 집에 침입하기 직전인 같은 날 오후 3시53분께 인근 편의점에서 범행에 필요한 목장갑도 구입했다.
김씨는 그러나 "집안에 있던 흉기를 사용했다. 우발적으로 그런 것"이라며 계획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경찰은 큰 딸 등의 진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결과 등을 통해 김씨가 지난 13일 오전 3~5시께 B씨 집에서 작은딸을 성폭행한 사실을 확인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시신을 부검한 결과 김씨의 DNA와 일치하는 체액이 검출됐으며 김씨의 휴대전화에서 작은 딸의 신체 일부를 촬영한 사진도 증거로 확보했기 때문이다.
큰 딸과 B씨 동거녀는 경찰에서 진술을 통해 "김씨가 13일 새벽 동생의 결박을 풀고 성추행 한 뒤 성폭행을 시도했다"며 "동생에게 '사랑한다. 너는 내 여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결국 경찰은 김씨에게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특수강간·카메라등 이용촬영,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추가했다.
그러나 김씨는 현재 B씨와 작은 딸에 대한 살인 부분은 인정하면서도 작은 딸 성폭행 혐의는 "성추행만 했다"며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오히려 2명을 살해하고, 10대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씨는 반성의 기미 없이 "나도 피해자"라고 뻔뻔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 면담결과 김씨는 부인 A씨의 행동과 생각까지 통제하려는 망상적 사고를 가지고 있으며, 사이코패스 성향을 지닌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프로파일러는 김씨가 낮은 죄책감에 공감 능력이 부족하며, 범죄행위에 대한 합리화, 폭력성 등 반사회적 성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경찰은 김씨가 평소 인터넷 도박에 빠져있었다는 주변인의 진술을 확보하고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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