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모임, ‘야권연대’ 등 내부 견해차 ‘뚜렷’

정동영 “교체대상과 연대 맞지 않아” vs. 손호철 “다양한 채널 통해 조정 가능”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5-01-26 17:14:52

[시민일보=이영란 기자]국민모임의 신당창당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으나 4.29 보궐선거 참여 문제 등을 놓고 내부 견해가 상당한 온도차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나 진통이 예상된다.

실제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국민모임에 합류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26일 야권연대 가능성을 일축한 반면, 국민모임 신당추진위원회 운영위원장을 맡고있는 손호철 서강대 교수는 야권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 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 “국민모임 신당은 아직 태어나지 않았지만 야당을 교체하기 위해 태어나는 것”이라면서 “교체대상과의 연대를 이야기하는 것은 문법에 맞지 않는다”고 야권연대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손호철 서강대 교수는 같은 날 PBC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 “기존 야당과 다양한 방식의 채널을 통해서 조정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국민모임 자체가 단순한 정치조직이 아니라 말 그대로 국민모임이기 때문에 국민모임의 정치력을 통해서 가능한 조정을 할 계획”이라며 사실상 ‘야권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4.29 보선 참여를 두고도 손 교수와 정 전 장관은 견해를 달리했다.

손 교수는 “후보를 낼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될 수 있으면 적극적으로 대응할 생각”이라고 말한 반면, 정 전 장관은 “4.29 보선에 3곳 모두 후보를 낼 것”이라며 적극성을 보였다.

노선에 있어서도 손 교수는 “상반기 중에 새로운 대통합 진보신당을 만들려고 생각”이라며 ‘진보신당’에 비중을 둔 반면, 정 전 장관은 “새정치연합보다 조금 더 진보적이지만 기존의 정의당, 노동당, 녹색당보다는 조금 오른쪽에 있는 정당으로 이해해도 되느냐”라는 질문에 “위치 표시를 하면 그렇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신당의 주체 세력에 대해서도 서로 엇갈린 견해를 내놨다.

손 교수는 (신당이) 정 전 장관의 합류로 ‘정동영 신당’으로 평가되는 데 대해 “정동영 장관이 갖고 있는 그동안의 정치적인 역량이라든가 경륜이라든가 그런 것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이용해야 된다”면서도 “그렇지만 정동영의 개인 정당으로 가서는 절대 성공할 수도 없다. 정동영 의원과 민주당의 탈당 세력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면 국민들이 바라고 있는 새로운 혁신적인 정당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신당 창당에 추가로 합류할 기성 정치인과의 접촉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하고 있다”며 “누구라고 이름을 밝힐 수 없지만 이름 있는 정치인들이 저희들에게 합류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온 바도 있다”고 답변했다.


다만 그는 “저희들이 우선 중심을 세우고 기존 정치인들이 참여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입장을 유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검증 된 정치인들을 받을 생각이지 처음부터 몸집 불리기라든가 또는 대중적인 인기를 위해서 기존 정치인들을 받아서 그들이 우리를 끌고 가는 양상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정 전 장관은 “진보정당운동을 하던 분들과 민주당에 참여했던 분들이 중심이 될 것”이라면서 “진보-민주, 민주-진보의 합작이다, 이렇게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 전 장관과 손교수 모두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비판에는 한목소리를 냈다.

손 교수는 “(새정치연합이) 무능과 개혁 의지 부족으로 사실상 여당의 제2중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새정치연합은 연말정산사태의 사실상 공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동영 전 장관도 "(연말정산 대란 관련해) 야당이 새누리당에게 사과하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법안처리에 합의하고 동의해주었으면 책임도 같이 지는 것이지, 문제가 불거지니까 여당에게 사과하라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오락가락하는 근본 원인은 철학 부재"라고 질타했다.

그는 " 세금 문제를 보면 정체성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 야당이 진정으로 서민과 중산층의 이익을 대표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이번 연말정산 사태에서도 드러났다”면서 “새정치연합의 전신인 민주당은 지금까지 증세없는 복지가 가능하다, 이런 당론을 가져왔는데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한편 정동영 전 장관은 새정치연합 소속 천정배 전 장관의 합류 여부에 대해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고 본인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제는 천 장관의 판단을 지켜볼 때이고 좋은 방향으로 결정하지 않겠는가 하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새정치연합 전당대회에서 문재인 의원이 당대표가 될 경우 일부가 신당 창당에 함께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는 것에 대해 “지금 야당의 상황에서 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하면 자동적으로 정권교체가 오겠는가”라면서 “일본처럼 보수장기집권 시대가 열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비상한 행동집단으로서 야당 교체의 기치를 들었고,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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