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라응찬 前신한지주회장 대기업 임원맡아··· "수사하라"
민장홍 기자
mjh@siminilbo.co.kr | 2015-02-02 17:29:05
[시민일보=민장홍 기자]‘치매 환자’라서 검찰이 소환 조사가 불가능하다던 라응찬 전 신한지주 회장이 연말 송년회에 직접 참여하는가하면 농심 사외이사에 선임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참여연대(경제금융센터)와 금융정의연대에 따르면, 이들 단체는 지난 2010년 신한사태 당시 신한은행 비상대책위원회 문건과 함께, 라 전 신한지주 회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측이 신한사태 당시 최고 권력층에게 조직적인 로비를 한 정황이 담긴 ‘USB' 문건 중 일부를 최근 공개한 바 있다.
또 신한사태 당시와 그 이후의 각종 불법 행위에 대해 라 전 회장, 이 전 은행장과 서진원 현 신한은행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검찰은 라 전 회장에 대해 치매를 앓고 있어서 소환 조사를 할 수 없다고 해명해 왔다.
실제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 이선봉 부장검사는 당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라 전 회장이 법원 증인 출석 때만 해도 괜찮아 보였는데, 검찰 관계자가 직접 자택에 가서 이야기를 나눠봤더니 기억을 못하는 등 정확한 진술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라 전 회장은 작년 8월 인천국제공항에서 청바지 차림으로 해외여행을 가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잡혔고, 지난해 말에는 신한은행 동우회 송년회에 참석한 것이 확인됐다. 심지어 최근에는 농심의 사외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치매 환자라서 소환조사를 할 수 없다고 검찰이 변명했지만, 라응찬은 보란 듯이 한 대기업의 중요 임원직으로 선임된 것”이라며 “농심이 소환조차 응할 수 없는 치매 중증 환자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리가 없다는 점에서, 검찰이 라응찬을 봐주기 해왔다는 의혹도 더욱 짙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한사태와 라응찬의 중대 범법행위는 금융계에서 한국 금융역사상 가장 추악한 스캔들이자 이명박 정권에 의해 비호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면서 “라응찬의 각종 불법·비리가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고, 또 확인되고 있음에도 라응찬을 계속 봐주기한다면 검찰은 앞으로도 영영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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