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문재인 정동영, 그리고 안철수

고하승

| 2015-02-05 15:59:13

편집국장 고하승


오는 4월 29일 실시되는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고작 3개 지역에서 실시되는 ‘미니선거’에 불과하다. 하지만 결코 가벼운 선거가 아니다. 그 성적표의 결과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물론 문재인, 안철수 새정치연합 의원과 국민모임에 합류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등 유력 정치인들의 운명을 좌우하는 파괴력을 지닐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이번에 선거가 치러지는 3개 지역은 서울 관악을, 경기 성남 중원, 광주 서을 등으로 모두 야당 강세지역이다. 지난 총선에서는 야권연대에 따라 옛 통합진보당 후보들이 야권단일후보로 나서 승리하기도 했었다. 따라서 당초에는 이변이 없는 한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이 3석 모두 석권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그 가능성은 점차 희박해 지고 있다. 야권분열로 쉽지 않게 됐다는 말이다.

실제 지난 4일 재야 진보 진영의 신당추진체인 ‘국민모임’이 선거구 3곳 모두에 독자후보를 낸다는 원칙을 밝힌 데 이어 5일에는 옛 통합진보당 이상규·김미희 전 의원이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하고 나섰다. 이들 외에 옛 통진당 오병윤 전 의원도 광주 서구을 출마에 무게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새정치연합 2.8 전당대회에 출마한 문재인 박지원 이인영 의원 등 당대표 후보들은 모두 ‘이번 보선에 야권연대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야권표가 분산될 것은 불 보듯 빤하고, 새누리당 후보가 어부지리 할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졌다.

그러면 유력 정치인들의 운명과 보궐선거의 성적표에는 어떤 함수관계가 있는 것일까?

먼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경우를 살펴보자.

다야(多野) 체제의 유리한 구도로 진행되는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완패하면 그는 차기 대권의 꿈은 고사하고 당장 당내에서 불거지는 ‘대표퇴진론’으로 인해 그 자리마저 지켜내기 어렵게 될 것이다.

그나마 1석을 얻으면, 사실상 ‘무승부’로 체면치레는 가능해 진다. 반면 두석 이상을 얻으면 그의 당내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것이고, 3석 모두 차지할 경우엔 그는 유력한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

문재인 의원의 경우는 어떤가. 일단 그는 경선룰 변경으로 인해 2.8 전대에서 당대표가 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만일 그가 당 대표가 된 상태에서 3개 지역 모두 승리를 이끌어 낸다면,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분당론과 신당론을 일시에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석이라도 잃으면, 당 장악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만일 두석 이상을 내어주게 되면 당장 책임론이 제기될 것이고, 대표 자리에서 물러남과 동시에 차기 대권의 꿈마저 내려놓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특히 3석 모두 내어 줄 경우, 당내 이탈자가 속출하게 될 것이고, 대안으로 안철수 의원이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새정치연합이 해체수순을 밟고 중도 신당이 창당될 것이란 뜻이다.

국민모임은 이번에 단 한 석이라도 얻으면 야권재편의 ‘태풍의 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그로 인해 국민모임에 합류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위상도 한껏 높아질 것이다. 두석 이상을 얻으면 단숨에 새정치연합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위치에 설 수도 있다. 반면 단 한 석도 얻지 못할 경우엔 기존의 지지부진한 ‘진보정당’가운데 하나로 치부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러면 현재 판세는 어떤가.

안개속이다. 현재 각 정당 가운데 공천 확정자는 성남 중원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하는 신상진 전 의원이 유일하다. 새누리당이 이 지역에 재빨리 공천을 확정한 것은 그만큼 자신 있다는 뜻일 게다.

지난 19대 총선 당시 신 전 의원은 46.11%를 얻어 46.77%를 득표한 김미희 전 의원에게 0.66%포인트 차로 아깝게 패배한 바 있다. 그런데 김 전 의원이 다시 출마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여기에 새정치연합 후보가 나설 경우 야권표의 분산으로 신 전 의원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다른 지역은 혼란스럽다. 특히 광주 서을의 경우 천정배 전 법무장관이 국민모임 후보로 나설지 여부가 주요 변수다. 그래서 이번 4.29 재보선이 비록 규모는 크지 않지만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김무성 문재인 정동영 그리고 안철수, 이들 유력 정치인들의 운명을 좌우하게 될 4.29 보선의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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