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성공 인센티브 제대로 주자

김성환 노원구청장

김성환

| 2015-02-06 14:35:42

올 초 담배값을 인상한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27일 금연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금연 인센티브제를 시행할 것을 밝혔다.

▲ 김성환 서울 노원구청장 병ㆍ의원 12주 금연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최종 진료까지 금연 유지에 성공한 흡연자에게 본인 부담 일부를 되돌려주는 방식으로 5만원 또는 1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흡연자들이 금연치료비로 먼저 돈을 내고 나중에 성공하면 금연성공 지원금을 돌려받는 모양새다.

정부가 담배값 인상으로 부담금을 쉽게 거두고 나서 본인부담금 환급이라는 어려운 방법으로 되돌려줄 요량인 것이다.

그러나 흡연자들에게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정부의 금연 인센티브제도가 금연성공률을 얼마나 높여 줄 수 있을까?

노원구는 지난해 5월 전국 최초로 서울시 노원구 금연환경 조성 특별회계 설치 조례를 제정하고 금연 성공자에 대한 지원금제도를 2014년 8월부터 시행했다.

네거티브 금연정책이 아니라 흡연자들이 자발적으로 금연에 동참하도록 동기부여를 하자는 것이었다.

흡연자들이 보건소 금연클리닉에 등록하고 1년 동안 금연할 경우 현금 10만원을 지급하고 추가로 6개월을 금연할 경우 10만원 상당의 문화예술회관 관람권 등을 제공하고 이어 6개월 동안 금연할 경우 10만원을 추가로 지급해 총 30만원을 지원하는 금연장려금 정책을 시행한 것이다.

이에 필요한 재원은 동일로 등 금연구역에 대한 흡연단속에서 나오는 과태료로 충당할 예정이다. 즉 흡연자들에게 거둔 과태료를 그들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이 금연 인센티브 소식을 접한 흡연자들의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통상 금연클리닉 등록자 수는 연초에 바짝 올랐다가 3월부터 점차 줄어드는 패턴을 보인다.

노원구의 경우 지난해 1월 금연클리닉 등록자수는 369명, 3월 299명, 5월 211명, 7월 183명으로 예년처럼 감소하고 있었다.

그러다 노원구가 8월 인센티브 금연정책을 발표하자 때 아닌 금연바람이 불기 시작해 8월 544명, 9월 443명에 이르렀다.

거기에다 9월 말부터 정부의 담배값 인상계획이 발표되면서 매월 500명이상의 흡연자들이 금연클리닉에 등록했으며 급기야 올해 1월에는 1387명이 담배를 끊기로 결심했다.

2014년 8월 금연장려금 신청자는 465명이었으며 이중 40대 이상은 77%였다.

적절한 금연 인센티브제도가 흡연 경력 20년 이상된 흡연자들에게 금연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준 것이다.

특히 금연성공률이 금연장려금으로 인해 눈에 띄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 금연장려금 신청자 465명 중 50.9%인 237명이 6개월 동안 금연에 성공했다.

예년의 6개월 금연성공률이 35%에 비해 약 16%가 높아진 것이다. 이들은 앞으로 6개월만 더 금연할 경우 10만원의 금연장려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나는 노원구가 시행하고 있는 금연 인센티브 정책을 전국적으로 시행할 것을 제안한다.

30만원 못 주더라도 흡연자가 금연클리닉 등록후 1년 동안 금연할 경우 10만원의 금연장려금을 지급하는 것은 어떨까.

정부의 참여 프로그램에 따른 선별적 지원이 아니라 금연 성공할 경우 보편적 인센티브를 지원해 금연성공률을 높이자는 것이다.

해외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미국 GE산하 전역 85개 사업장에서 1년간 878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현금 인센티브를 제공받은 금연그룹이 금연프로그램만 제공된 그룹에 비해 금연 성공률이 5%에서 14.7%로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흡연자들은 자신이 낸 부담금에 비해 혜택을 받은 것은 거의 없었다.

현금 인센티브를 통해 흡연자들은 내가 담배를 통해 낸 세금을 다시 되돌려 받을 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건강보험을 통한 금연지원과 함께 일률적 현금 인센티브를 시행한다면 시너지 효과로 인해 흡연율은 획기적으로 감소할 것이다.

이렇게 될 때 예년처럼 연초에만 반짝 금연등록자수가 증가하는 일시적 현상을 극복하고 1년 내내 금연결심에 도전하는 흡연자들로 넘쳐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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