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회 예방…與 '당·정·청 가교' 野 '소통' 약속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15-02-24 15:26:57

[시민일보=전용혁 기자]이완구 국무총리는 24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회를 찾아 국회의장을 비롯해 여야 지도부를 예방했다.

이 총리는 이 자리에서 새누리당과는 당정청 간 가교 역할을 할 것을 다짐했고, 새정치민주연합과는 박근혜 정부와의 원활한 소통을 약속했다.

먼저 이 총리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만나 "당정 간, 당정청 간 가교 역할을 하는 총리가 됐으면 하는 대표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지금과 다른 형태의 당정, 당정청 간 협의체를 운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민들도 장관 이름을 다 못외울 정도다. 조용하게 눈에 보이지 않게 일 잘하겠지만 적극적으로 나서 어려운 문제에 대해 웅변해야 한다"며 "그간 당정청, 당정 간 소통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이 총리에 대해 언제든지 자다가도 전화하면 뛰어갈테니 미리 문제를 예방하고 끄는 소방수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대표는 국무위원 임명과 관련해선 "어제 말했지만 당에서 여섯분씩이나 모셔가서 감사하다만은 이제는 비례대표(의원) 그런 분들을 많이 데려가달라"는 뼈있는 농담을 던지며 "농담이 아니라 개혁에서 성과를 못내면 당에서 받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총리는 "당에서 환영받을 수 있도록 저는 물론이고 다른 각료도 몸을 던져서 '당에서 보내니까 잘하더라'는 평가를 받도록 6명이 함께 심기일전하도록 명심하겠다"고 답했다.

이 총리는 자신의 후임으로 선출된 유승민 원내대표와 만나 "정부, 청와대와 유기적으로 협력관계를 갖는다는 유 대표의 평소 지론에 따라 법안이 만들어지기 전후에 당과 협의하고 수시로 찾아뵙고 설명드리는 협력관계를 갖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유 원내대표는 "그간 의회 경험이 누구보다 많은 총리니까 여야와 늘 대화하고 소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총리가 되길 바란다"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의례적인 대화가 아니라 국정 전반에 대해 당정청협의회와 투트랙으로 깊이있는 대화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부탁했다.

이어 새정치연합 지도부와의 회동에서는 '소통' 문제가 화두가 됐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당에서 반대했던 것은 지나간 일"이라고 차치하며 "박근혜 정부와의 불통 문제까지도 역할을 잘 해달라. 국민과 소통하고 야당과도 소통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이 총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까지 참배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개인적으로 많은 생각을 했다. 국민통합과 박근혜 대통령과의 소통을 여러가지 방법으로 하고 계시지만 소통에 더 힘을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면서 "경제 쪽에서는 좀 더 많이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저희가 도와드리지 못해 마음이 아팠고 야당 대표가 참 어렵다. 지금도 총리보다는 방에서 같이 대화했던 훌륭한 파트너였다"며 "누가 뭐래도 총리께서 마음 속에 깊이 간직해야 할 훌륭한 파트너이고 인생선배였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화답했다.

이어 우 원내대표는 "이 총리는 야당과 소통을 누구보다 잘했다. 재상의 자리에 올랐기 때문에 대통령에게 유일하게 건의할 수 있는 분이라고 믿고 싶다"며 "야당과 소통에 저도 앞장서겠다. 날카로운 비판도 하겠지만 협조할 것은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야당을 이기지 않는 정부, 그 기조와 마음에 변화가 없다"며 "대통령께서 저를 임명한 것도 야당과 정부, 국민과 소통을 더 열심히하라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받아들인다. 수시로 국회에 와서 설명드리고 협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 대표는 저를 보니까 만감이 교차해서 눈물을 글썽인 것 같은데 저도 울컥했다"며 "두사람의 깊은 우정이 오래 간직되면서 의회가 중심이 되는 여야를 아우르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 총리가 예방한 자리에서 남북 국회회담 등 남북관계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촉구했다.

정 의장은 "정부에서는 남북 국회회담으로 남남갈등을 부추기는 북측 전략에 휘말릴 수 있다는 걱정을 하는 것 같은데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이용당하지 않을 것이니까 총리로서 그 부분을 적극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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