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세론, 4.29 보선에 달렸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5-03-08 11:49:24
[시민일보=이영란 기자]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지지율 30%대를 돌파하는 등 두달 연속 1위를 차지하는 여론조사 결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반기문 UN 사무총장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지지율을 합한 것보다 높을 뿐 아니라 당내 경쟁자인 박원순 서울시장도 압도하는 수치여서 ‘문재인 대세론’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4.29국회의원 보궐선거 결과에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번 보선이 새정치연합에 있어 쉽지 않은 상황으로 작용할 거라는 게 전반적인 분석이다. 거기에 최근 상승일로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지지도 역시 부담을 주고 있다.
8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2월 월간 정례 조사 결과에 따르면 19대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문재인 대표는 전월 대비 7.5%p 상승한 32.3%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조사에 포함된 반기문 UN사무총장은 18.6%로 2.8%p 하락했으나 2위를 유지했다. 김무성 대표는 4.3%p 상승한 10.5%로 3위를 기록했다.
반면 문 대표의 당내 경쟁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2.8%p 하락한 10.2%로 한 단계 내려앉아 4위를 기록했다.
이 조사는 리얼미터가 지난 24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도 지난주보다 4%p 상승한 37%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3~5일 성인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결과다. 박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 의견은 54%였다.
50대와 60대 이상에서는 긍정 평가 비율이 더 높았다. 박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들은 ‘열심히 한다’(23%), ‘외교’(20%) 등을 그 이유로 들었다.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이 41%, 새정치민주연합이 29%를 기록했다.
문 대표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양당 지지율 격차는 10%p 이상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표가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가려면 4.29보선에서 압승을 이끌어 내야 하는데 쉽지 않아 보인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재선 출신인 우리당 신상진 후보가 지난 총선 당시 옛 통진당 김미희 전 의원에게 불과 654표 차로 아깝게 패배한 전례가 있고, 야권 후보자들이 서로 경쟁하거나 지지세력 분산으로 이어져 신 후보가 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신상진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경선 후보들, 그리고 무소속 김미희 후보간 가상 삼자 대결에서 지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 사건으로 새정치연합은 종북 논란을 의식해 통진당 출신 후보들과 예전처럼 후보 단일화하기도 어려운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새정치연합은 최근 은수미 현 비례대표 의원, 정환석 현 성남 중원 지역위원장,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 홍훈희 변호사 등을 경선후보로 선정했다.
새정치연합의 텃밭인 광주 서을의 상황도 심상치 않다.
천정배 전 법무장관이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광주가 4월 보선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야당은 물론 천 전 의원 모두 패배할 경우 정치적 치명상을 입을 수 있어 광주 선거에 올인할 걸로 예상되고 있다.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범 시민후보' 추대 움직임에 천 전 장관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것은 예사롭지 않다.
범시민후보를 추진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 한 관계자는 "지역사회의 일당 독점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을 방치하지 않겠다"면서 "새정치연합과 범시민 후보가 1대1로 맞대응하는 선거전을 만드는데, 이번에는 예전과 달리 이기는 후보를 낼 것"이라고 말해 천 전 장관과의 결합 가능성이 점쳐진다.
야권개혁과 호남정치의 복원을 주장하는 천 전 장관과 `일당 독점 기득권'인 새정치연합 타파를 주장하는 시민사회단체간 공통분모가 확실하다는 점에서 양측의 행보가 주목된다.
새정치연합은 김성현 전 광주시당 사무처장과 김하중 전남대 로스쿨 교수, 조영택 전 청와대 국무조정실장이 경선 출마자로 결정하고 오는 14일 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새누리당은 조준성 전 이정현 의원 보좌역과 정승 식약청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나마 새정치연합이 기대할 수 있는 곳은 서울 관악을 정도다.
하지만 이곳 역시 옛 통합진보당 소속 이상규 전 의원의 출마선언으로 야권 표 분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정의당 이동영 정책위부의장도 출사표를 던졌고,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국민모임도 독자후보를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문재인 대표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4.29 보선이 성배가 될 수도 있고, 독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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