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vs. 문재인, 4.29 최후 승자는?

고하승

| 2015-03-11 15:01:15

편집국장 고하승


4.29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與野)가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목표치를 ‘한 석’으로 낮춰 잡았다.

사실 이번에 보궐선거가 실시되는 서울 관악을(乙), 경기 성남 중원, 광주 서을(乙) 등 3곳은 모두 옛 통합진보당 의원들이 당선된 지역구로 야당 성향이 매우 강한 곳이다. 따라서 새누리당이 목표치를 ‘한 석’으로 낮춰 잡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새정치민주연합까지 ‘한 석’을 목표치로 제시하는 것은 의외다.

실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세 곳 중 한 곳은 이겨야 본전으로 보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지난 9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대외협력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3곳 모두 우리에게 불리한 곳이고, '세 곳 다 져도 본전'이랄 수도 있는데 국민 시각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양승조 새정치민주연합 사무총장도 최근 "일단 3석을 다 얻으면 좋겠으나, 의미 있는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1석 이상은 승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야 모두 입으로는 ‘한 석’을 목표치로 제시하고 있지만, 그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 만은 않은 것 같다.

새누리당은 ‘전승(全勝)’ 기대감에 들떠 있는 반면, 새정치연합에서는 되레 ‘전패(全敗)’ 가능성으로 전전긍긍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실제 새정치연합 안민석 의원이 4.29 선거에서의 3대 0 참패 가능성을 언급했다.

안 의원은 최근 tbs <열린아침 고성국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자칫 잘못하면 4.29보선에서 새정치연합이 3대 0으로 질 수도 있다”며 “설마 하시겠지만, 설마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패할 경우 문재인 대표께서 독박을 쓰게 될 가능성이 많다”고 전망했다.

이에 반해 새누리당은 서울 관악을과 성남 중원은 물론 야당 안방격인 광주에서도 한번 해볼만하다며 ‘군침’을 흘리고 있다.

야권분열 구도가 현실화됨에 따라 새누리당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당초 새누리당은 1곳이라도 승리하면 좋고, 모두 패해도 자체 의석을 잃는 게 아니라며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야권연대'가 이뤄졌던 19대 총선과 달리 야권 후보가 난립하는 양상이 3개 지역에서 모두 벌어지며 판세가 새누리당에 유리하게 형성되어가자 되레 ‘전승’을 기대하는 쪽으로 마음이 바뀌었다. 지역기반이 탄탄한 신상진 전 의원이 출마한 성남중원은 물론이고, 서울 관악을도 기대를 걸어볼만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야당의 안방 격인 광주에서도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어게인, 이정현’ 가능성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게 감지되고 있다. 새누리당이 지역일꾼을 차출한 나머지 지역과 달리 광주 서을을 일찌감치 전략공천지로 확정하고, 정승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 공을 들여 후보로 내정한 것은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이에 따라 새정치연합엔 비상이 걸렸다.

실제 지난 8일 오후 5시 국회 새정치연합 사무총장실엔 양승조 총장과 이춘석 전략홍보본부장,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 등 4·29 보궐선거 기획단 간부들이 회동을 했다.

그 자리에는 문재인 대표 비서실장인 김현미 의원과 강기정 정책위의장, 김영록 수석대변인도 함께 했다.

천정배 전 의원의 광주 서을 보선 무소속 출마 선언을 하루 앞둔 시점에 열린 긴급대책회의였던 것이다.

그 자리에서는 ‘천정배=제2의 이정현’으로 만들지 않으려면 소속 의원 130명이 광주를 돌아다녀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고 한다.

새정치연합의 절박한 처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새누리당의 ‘3곳 싹쓸이’는 어디까지나 그들의 희망사항일 뿐,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을 것이다. 특히 광주 서을에서 천정배 의원이 비새정치연합 후보로 출마할 경우 새정치연합 후보와의 맞대결 양상이 벌어지면서 새누리당 후보는 그 틈바구니에서 끼어들 여지가 없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그럼에도 새정치연합의 ‘3곳 완패’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즉 야권분열이 예상되는 수도권 2곳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하고, 광주에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승리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것은 곧 김무성 대표의 승리이자, 문재인 대표의 패배나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야권연대’를 하자니 국민이 용납지 않을 것이고, 이래저래 문 대표의 시름이 깊어가는 선거의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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