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을, 천정배 vs. 새정치 맞대결 가능성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5-03-11 16:02:36

통진당 오병윤 출마포기...국민모임 무공천 시사...정의당도 연대 방침
새누리당도 은근 기대...정승 처장 후보 내정...광주에서 최고회의 예정


[시민일보=이영란 기자]4.29 광주 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새정치민주연합 대 비(非)새정치연합의 1대1구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무소속 시민후보'로 나설 천정배 전 장관이 비(非)새정치연합 진영을 대표할 경우 새정치연합 후보로 누가 나서든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11일 “정의당과 연대방침을 정한 국민모임 측 정동영 전 장관이 후보를 내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두 집단의 연대 가능성이 커졌다"며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 국민모임 인재영입위원장인 정동영 전 의원은 전날 P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독자후보론과 연대론 두 가지를 다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후보를 내지 않을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무(無)공천' 가능성을 열어뒀다.

천 전 장관도 KBS 라디오에 나와 국민모임과의 연대 또는 후보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호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광주에서 무기력한 호남정치를 복원하고 야권을 변화시키겠다는데 동의하는 세력이나 인사들과는 얼마든지 힘을 합칠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고 반겼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도 의원총회에서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썩기 마련"이라며 "천 전 의원이 앞으로 정치혁신 의지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표출할지 향후 행보에 주목한다"고 사실상 힘을 실어 주었다.

이어 강은미 후보를 공천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경쟁과 협력을 통해 광주에서의 정치혁신을 불러오기를 기대하겠다"며 천 전 장관과의 연대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또 출마 강행 의지를 보이던 지역구 출신 오병윤 전 통합진보당 의원은 출마 의사를 접은 상태다.

광주 서을 선거가 새정치연합 후보와 천정배 전 장관 간 맞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초비상 상태다. 특히 광주에 지역구를 둔 현역 의원들이 동요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7일 광주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어 천 전 장관 출마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박주선 의원을 제외한 6명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는 천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를 반대하는 성명 채택이 논의됐지만, ‘기득권 지키기’로 비칠 수 있다는 일부 참석자들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들의 집단행동에 대해 “차기 공천에 대한 위기의식 때문”이라며 “광주가 ‘안철수 바람’의 진원지가 되고, 천정배가 ‘호남정치 개혁’을 내걸고 탈당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한 게 누구냐. 자숙하고 반성해도 모자랄 분들이 툭하면 집단행동이나 하려고 하니 민심만 악화되는 것”이라는 당내 일각의 비판이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선거 실무책임자인 양승조 사무총장은 최근 당 사무처 조회에서 “대외적으로는 의미를 평가절하하고 있지만, 이번 선거는 당의 명운을 좌우할 선거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가뜩이나 수도권 2곳(서울 관악을, 경기 성남중원) 판세가 어려운데 광주마저 지키지 못하고 전패한다면 큰일"이라며 "그렇게 되면 문재인 대표가 끝까지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무조건 이기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기대감을 키우는 분위기다.

당초 새누리당이 이번 보선에 거는 기대치가 그다지 크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통진당 해산으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모두 패해도 자체 의석을 잃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권연대'가 이뤄졌던 19대 총선과 달리 3개 선거구 모두 야권 후보가 난립하는 양상이 벌어지면서 의욕이 커지는 모양새다. 특히 경기 성남 중원(신상진 전 의원 출마)과 서울 관악을(오신환 전 당협 위원장)의 경우 긍정적인 자체 판세분석까지 나오는 마당이다.

광주 서을에서도 한번 해볼만하다는 판단하에 일찌감치 전략공천지로 확정, 정승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후보로 내정했다는 소문이다. 정 처장은 오는 13일 쯤 식약처에 사표를 제출하고 공천을 신청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관계자도 "정 처장이 이번 주 안에 사표를 내면 광주서을만 별도 공모 절차를 진행해 조만간 공천을 확정지을 방침"이라며 "천정배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로 복수의 야당 후보가 출마하며 새누리당에 유리한 구도가 형성된 것은 맞지만, 광주 자체가 워낙 특수성이 큰 곳이어서 의미 있는 득표에 우선 기대를 걸고 있다"고 소문에 무게를 실었다.

당은 공천이 확정된 이후 광주에서 최고위원회의 개최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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