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급수 나누는건 반인권적 발상"

박경석 상임대표 지적

이대우 기자

nice@siminilbo.co.kr | 2015-04-21 17:55:22

[시민일보=이대우 기자]장애인의 날인 4월20일 장애인들이 '장애등급제' 폐지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선 가운데 박경석 장애인차별 철폐연대 상임대표가 "장애인들을 격리하고 배제하고 제외돼 왔던 것들에 대한 문제제기"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 정부는 장애인을 지금까지 수혜와 동정의 대상으로 삼아왔고, 그래서 지역사회에서 장애인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의 변화나 장애인들의 권리를 보장하기보다는 시설에서 장애인들을 살게 만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장애등급제 철폐' 문제에 대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 장애등급제를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장애등급제는 1988년도부터 전면적으로 시행된 것"이라며 "장애인을 의학적인 기준으로 해서 6등급으로 나눠 거기에 맞춰 서비스를 주겠다는 건데 실질적으로 의학적인 기준으로 급수를 나누는 그 자체가 반인권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서비스를 주는데 사회적 환경의 문제 등을 고려하지 않고 단지 의학적으로 나누는 것은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발상이고, 그럼으로 인해 장애인들이 최소한의 인간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기본적인 서비스가 제약됨으로 인해 나타나는 많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장애등급제가)합리적인 것처럼 지금까지 보여 왔는데 오히려 부족한 예산 때문에 중증장애인들도 자기들의 환경과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충분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것들로 작용했다"며 "이어 경증장애인들도 장애가 있음으로써 받아야 될 서비스들이나 낙인들을 해소하지 못하고 오히려 제약하는 느낌으로 지금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애인들에 대한 의학적인 기준 뿐 아니라 사회적 환경과 그가 가지고 있는 관계의 문제들까지 같이 보면서 개인에 맞춰진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며 "1급 장애인들도 대학과 대학원을 나오고 충분하게 자기의 직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6급 장애인들도 제대로 교육 받지 못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지 못할 수도 있다. 의학적으로, 기계적으로 나눠 예산에 맞춰서 거기에서 준다는 자체가 큰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