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초계파 혁신기구’로 위기 탈출하나
비노 정대철 “그게 결국 계파 나눠먹기 아니냐”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15-05-18 17:27:48
친노 김경협 “대표가 모든 기득권 내려놓는 것”
[시민일보=전용혁 기자] 4.29 재·보궐 선거 참패로 리더십 위기에 직면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당 내홍을 수습하기 위한 카드로 '혁신기구' 구성안을 내놓았으나 비노 진영은 여전히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18일 “당 지도부가 어제(17일)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갖고 금주 중에 혁신기구 구성을 마무리한다는 목표 하에 최대한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혁신기구는 공천혁신·인사쇄신·당무혁신 등 당 쇄신과 관련된 현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하되 활동기한과 관련해선 '6월 이내'에 쇄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문 대표 등 당 지도부는 당내 의견수렴을 거쳐 혁신기구를 이끌 위원장 선님 등 본격적인 인선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노 측 인사들의 반응이 영 신통치 않다.
새정치연합 비노 성향의 정대철 상임고문은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초계파 혁신 기구는 결국 계파 나눠먹기”라고 지적했다.
먼저 정 고문은 취임 100일을 맞은 문재인 대표에 대해 “전반기는 경제에 중점을 둔 정치로 상당히 국민과 당원으로부터 공감을 얻었다. 그런데 후반부, 최근에 보궐선거 결과는 새정치민주연합과 문재인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에 대한 거부로 나타났다. 특별히 저희들의 안방이라고 자부하는 호남, 광주 유권자들이 더 이상 이런 상태로 새정치민주연합을 놓아두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 따라서 문재인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이 더 이상 결단과 결정을 미루지 못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신당 창당 같은 하나의 흐름으로 형성될 수 있는 상황에 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 고문은 문 대표가 위기탈출 방안으로 제안한 ‘초계파혁신기구’구성에 대해 “보선 결과에 대해서 책임지라는 비노 측의 요구를 공천 나눠먹기니 조직 나눠먹기로 비난하고 나서고, 즉시 초계파로 하자고 하는데, 초계파도 결과적으로 함께 나눠먹기인데 혁신기구로 얼핏 보인다”고 꼬집었다.
또 그는 문재인 대표가 당원들에게 발표하려고 했던 미발표문에 ‘기득권 세력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에 대해 ”문 대표의 인식이 너무 권력투쟁적“이라면서 ”근원적인 문제를 제기하신 분들이 아주 유치하게 ‘자리 몇 개 더 달라’고 한 것처럼 보여서, 그 사람들이 격양해 있다. 그런 차원을 떠난 근원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친노 김경협 수석사무부총장은 같은 날 같은 방송에서 정 고문의 이같은 주장을 일축하며 “초계파혁신기구 구성은 문재인 대표가 모든 권한을 내려놓겠다고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문재인 대표 취임 100일에 대해서도 “당 대표 취임 이후에 당직 인사 탕평책이나, 유능한 경제정당을 지향해왔던 것, 정책 엑스포 등의 성공적인 개최, 이런 것들로 인해서 정책정당으로 전환하려고 했던 노력과 새로운 시도들은 반응이 아주 굉장히 좋았, 당 지지율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요인이 되었다”고 긍정평가했다.
그는 논란이 되고 있는 문재인 대표의 미발표문에 대해 “기득권의 문제는 당 내의 모든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겠다. 다 내려놓고 새로 시작하자, 이런 의미이고, 특정 계파나 이런 것을 염두에 두고 한 이야기는 아니다. 만약에 문재인 대표 스스로도 아직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있다면 다 내려놓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특히 비노 측에서는 ‘친노들이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데, 지금 우리한테 기득권 가지고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발하는 것에 대해서 “당 내에서 친노, 비노 나누는 것은 옳지 않다. 그리고 사실 노무현 대통령이 무슨 계파의 수장도 아니고, 고인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비노 측에서 문재인 대표가 초계파 혁신기구를 구성하는 것에 대해 ‘결국은 나눠먹기’라고 규정한 것을 비판했다.
김 수석 부총장은 “(비노측이)도대체 이런 주장을 하는 의도가 도대체 뭘까? 사실 그게 좀 궁금했다. 처음에 당 대표 사퇴는 반대하는데, 패배의 책임은 져라, 그 다음에 당 혁신은 해야 하는데 혁신기구 구성하는 것은 꼼수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자는 이야기냐”고 반문하면서 “그러니까 이런 주장이 오해를 받는다. 이런 문제들을 이렇게 혁신하자, 혹은 그것은 어떤 기구를 통해서 어떤 방식으로 추진하자, 이런 게 주장이 좀 명확해야 하는데, 이런 것 없이 그냥 책임져라, 혁신기구 구성하려고 하면 꼼수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단지 문 대표 압박용 정치공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지 않느냐’는 사회자의 물음에 “사퇴하라는 분은 두 분 계시는 것 같은데, 그 외에는 다 사퇴에 반대하는 것 같다”며 “지난 번 의총 할 때도 분위기는 사퇴가 정답이 아니라, 사퇴하지 말고, 제대로 당을 책임있게 이끌어라, 이런 뜻”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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