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김한길 ‘공동전선’구축에 문재인 ‘사면초가’
비노 진영, '책임론‘잇단 제기...분당-신당 가능성도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5-05-21 16:09:39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위기 돌파를 위해 내세웠던 당 혁신기구 구성 작업이 공동전선을 구축한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 대립각에 막혀 난항을 겪고 있다.
안철수 의원이 혁신위원장직 제안을 거절한 데 이어 김한길 의원마저 문 대표를 정면으로 공격하고 나 선 것이다.
특히 당 지도부가 위원장직을 고사한 안철수 의원을 다시 설득키로 결정했지만 안 의원은 기존 입장을 번복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거듭 밝힌 사실이 21일 확인됐다.
실제 이종걸 원내대표가 전날 늦은 밤 서울 노원구 소재 안 의원의 자택을 직접 찾아가 설득하려 했지만 미리 연락을 받은 안 의원은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이마저도 거절했다.
대신 이 원내대표는 안 의원과의 전화통화에서 재고를 요청했고, 안 의원은 혁신위원장직을 맡을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는 게 새정치연합 관계자의 전언이다.
앞서 안 의원은 자신을 재설득하기로 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결정이 나온 직후에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른 좋은 분들이 많으니까 (그 분들 중에서) 찾으면 좋겠다는 말을 드릴 수밖에 없다"며 완곡한 거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는 또 문재인 대표가 회동에서 자신의 거절 의사에 대해 설득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과 관련해 "여지가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특히 안의원이 조국 교수를 추천했다는 문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도 "추천하지 않았다"며 "다른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언론에서 거론된)조 교수나 안경환 교수 등을 얘기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김한길 의원은 문 대표의 비공개 문건을 문제 삼아 정면 공세에 나섰다.
특히 자신이 7.30 선거 패배 직후 대표직을 내려놓을 당시 "모든 책임을 안고 물러난다고 말했을 뿐 당내 일부가 당권과 공천권을 탐해 선거가 끝나기 전부터 저를 마구 흔들어댔기 때문에 도무지 견딜 수가 없었다고 말하진 않았다"고 언급하며 이와 반대되는 문 대표의 태도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김 전 공동대표는 "문 대표가 쓴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고 '당신들과 타협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하는 것은 결코 해서는 안되는 말"이라며 주변의 충고를 받아들여 친노 패권주의를 청산하라고 쏘아붙였다.
비노진영의 문 대표를 겨냥한 ‘책임론’이나, 문 대표를 비롯해 지도부 ‘총사퇴론’도 재연될 전망이다.
호남의 박주선 의원은 문재인 대표의 사퇴와 친노계파 해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전날 아침 BBS 광주불교방송에서 4.29 선거결과는 친노패권 정당에 대한 지역민의 응징이며, 친노계파 수장인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심판"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특히 박 의원은 분당과 신당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는 당은 불임정당"이라며 "지역민은 '좋은 정당 만들어 절대적으로 지지와 성원을 해줄 테니 정권교체 하라'는 것이 지역민의 바람인데, 새정치연합이 그 역할을 못한다면 대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같은 당 조경태도 전날 저녁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버림의 정치를 하지 않으셨나? 기득권을 내려놓는 정치를 했다"면서 "자기 혼자 살자고 당을 죽여서야 되겠나"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이어 "그래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줘야 하고. 그게 바로 노무현 정신을 실천하는 것"이라며 문 대표 사퇴를 요구했다.
그는 특히 "맹자께서는 어떤 말씀을 하셨냐면 무능한 군주는 한낱 필부에 불과하다, 따라서 무능한 군주를 물러나게 하는 것은, 신하가 군주를 물러나게 하는 것은 죄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면서 "만약 무능한 군주에 의해서 우리 당이 다 망하게 갈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길을 우리가 모색할 것인가"라며 문 대표를 '쫓아내야 할 무능한 군주'로 규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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