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혁신호, 순항이냐 난항이냐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5-05-26 15:48:21

김상곤, “계파등록제 도입 검토”...박지원 “성공하기 어렵다”
조국 교수 혁신위 참여하나...金 “교수들 혁신위에서 배제”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당내 친노-비노(親盧·非盧) 갈등 해소를 위해 소속 계파를 공개하는 ‘계파등록제’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특히 내년 총선에서 호남 다선(多選) 의원과 486(운동권 출신 80년대 학번) 의원들에 대해 대대적인 '물갈이'를 하는 혁신안도 추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당내 비노계 진영의 반발로 쉽지 않아 보인다.

일단 김 위원장은 혁신위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7일까지 10명 안팎의 위원들로 구성되는 혁신위 구성을 완료할 방침을 세우고, 당내외 인사들과 활발한 물밑접촉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논란의 중심에 선 서울대 조국 교수도 공천 혁신을 담당하는 위원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치경험이 부족한 김 위원장에게 당내 상황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게 될 현역 의원도 2~3명 참여시킬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이종걸 원내대표 등과 오찬 회동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혁신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위원장과 이 원내대표는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계파를 무조건 부정할 것이 아니라 당내(黨內) 당(黨)으로 인정해 '의견 그룹'으로 양성화는 이른바 ‘계파등록제’를 도입하자는 것에 동의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의원은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박 의원은 계파등록제에 대해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우리 당에도 계파가 있고, 의원들이 분명히 (계파 활동을) 하는 분도 있지만 대부분의 의원들은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며 "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호남 다선과 486 의원들에 대한 '물갈이'를 골자로 하는 혁신안에 대해서도 "국민·당원이 납득할 수 있는 혁신공천, 현역 의원 물갈이는 필요하다"면서도 "획일적으로 호남 출신, 또는 486을 (대상으로) 했을 경우 또 다시 혼란이 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우리 당이 분당의 위기에 처한 것도 사실 아닌가"라며 "일부에서 계속 분당, 신당 창당 움직임이 있기 때문에 이런 구실을 주지 않는 명확한 근거와 규정을 갖고 물갈이 공천, 개혁 공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당 전병헌 최고위원은 “김상곤 혁신위원장의 가이드라인과 방향이 우선 존중돼야 한다”고 김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

전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위원장에게 계파와 패권주의의 청산을 비롯해서 공천제도 개혁, 그리고 인사 당무 문제에 대한 전면적인 혁신권을 일정기간 동안 부여하는 것으로 이미 합의가 돼 있는 상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혁신위에 조국 교수가 참여하는 문제에 대해 “조국 교수께서 기본적으로 본인의 입장을 명확하게 천명을 하셨기 때문에 당내에서 많은 우려와 반발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위원으로 참여를 해주신다면 마다할 일은 아니다”라며 “조국 교수의 상당한 개혁성과 진보성이 일정하게 반영될 수도 있는 여지가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편 김 위원장과 가까운 몇몇 교수들이 혁신위원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교수들을 혁신위에 참여시키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그 대상에 조국 교수가 포함되는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 위원장은 자신이 창립을 주도한 '민교협'(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출신 교수들과 자주 만나며 혁신 작업을 구체화해 왔다. 위원장직을 수락하 전날인 지난 23일에도 이른바 '김상곤 사단'으로 불리는 한신대 경제학과 강남훈(58) 교수, 국제경제학과 김윤자(63) 교수 등과 만나 회의를 했다.

안병욱(67) 가톨릭대 명예교수와는 고교동문으로 속마음을 털어놓는 친구 사이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교수들을 혁신위에 배제시키겠다는 것은 민교협 출신 등 개인적으로 친분 있는 교수들을 의미하는 것이지, 조국 교수까지 포함시킨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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