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잠룡들 ‘대권 기지개’
오세훈, “종로나 비례 총선출마 고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5-06-03 11:18:11
안철수, "2017년 대선에 출마 하겠다”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차기 대권을 노리는 이른바 ‘잠룡(潛龍)’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여야 간판급 대표주자가 되어 있는 상황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안철수 전 새정치연합 공동대표가 본격적인 대권 행보로 도전장을 내미는 모습이다.
2011년 8월,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서울시장직을 도중하차했던 오세훈 전 시장은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권의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서울 종로 지역구나 비례대표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출마설이 제기됐던 서울 노원병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 얘기가 나온 동기가 매우 불순하다”면서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노원병에 출마하라는 것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안철수 의원을 정치권에서 몰아내라는 취지의 주문”이라면서 “안 의원이 정치권에 들어와 목표를 달성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국민은 아직 안 의원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고, 그분이 정치인으로서 걸어온 행보가 그렇게 국민들로부터 비판받을 것은 아니었다”고 다소 모호한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이는 강력한 여야 대권주자들끼리의 싸움을 피하려는 변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정인봉 새누리당 종로 당협위원장은 “자신이 떨어질까 봐 겁나서 못가는 상황을 안철수 의원을 정치권에서 몰아내려는 주문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로 변명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앞서 오 전 시장은 지난 4일 언론 인터뷰에서 "유리한 데만 찾지 않겠다"며 "서울 또는 수도권 전체 판세에 도움이 되는 곳을 택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이에 따라 노원병 출마설이 나왔었다.
오 전 시장이 지목한 종로는 과거보다는 정치적 상징성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총선에서 서울 지역 분위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곳으로 평가되고 있는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현역인 정세균 의원이, 새누리당에서는 정인봉 전 의원이 당협위원장을 맡아 활동 중이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유력한 야권 대선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의원은 전날 차기대권출마를 공식화 했다.
안 의원은 지난 2일 고려대 민주광장에서 진행된 TBS라디오 ‘퇴근길 이철희입니다’현장방송에 참석, 2017년 대선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뚜벅뚜벅 걸어가며 하나씩 결과를 보여드리겠다. 판단은 제가 아닌 국민들의 몫”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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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출마하실 생각은 있느냐”는 질문이 거듭되자 안 전 대표는 “그럼요”라고 답변, 단호한 의지를 표명했다.
최근 안 의원은 정대철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을 만난 자리에서도 "다음 대선은 제대로 준비하겠다"며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 고문은 안 의원의 대권 도전 의사 표명에 대해 "조금 놀란 게 안철수 의원이 대통령 선거 출마를 직설적으로 이야기했다. 그래서 양보하지 말라고 그랬더니 웃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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