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혁신위 출범하자자마 ‘삐걱’

비노 ‘분당-신당’재거론...강경 친노-온건 친노 갈등양상도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5-06-14 15:52:48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지난 12일 공식 활동을 시작한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시작부터 내부 갈등으로 삐걱거리고 있다.

혁신위가 혁신안 중 하나로 '당 정체성 확립'을 내세우자 비노측에선 곧바로 ‘친노를 중심으로 당의 정체성을 규정하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14일 “혁신위가 당 혁신과 쇄신 방안을 논의하기도 전에 '정체성' 운운하는 계파 갈등 때문에 좌초하고 말거라는 비관적인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며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당내 계파갈등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비노 진영을 중심으로 한동안 잠복했던 신당·분당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혁신위가 계파갈등을 털어내지 못하면 조국 교수가 말한 ‘창조적 파괴’를 비노진영에서 들고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건 분당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혁신위는 정체성 재확립, 리더십 정립, 조직의 건전성 회복, 투쟁성 회복 등 4가지를 원칙만 내세우고 정작 계파갈등 봉합 방안에 대해선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혁신위 첫 회의에서 이들 4대 원칙 가운데 '정체성 재확립'을 첫 쇄신과제로 삼겠다고 나서 계파갈등만 부채질 하는 격이 됐다는 관측이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 새정치연합 내 최소한 4개 그룹에서 분당이나 신당창당을 위한 사무실을 내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당내 신당파가 '창조적 파괴'를 할 수 있다. 언제 이들이 움직일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혁신이 잘 된다면, 이런 세력들도 다시 (당을 중심으로) 뭉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혁신위는 22일 광주 워크숍으로 호남 민심을 다독이고 비노진영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만나겠다는 계획이지만 격화된 계파 간 불신을 해소할 방책 찾기가 여의치 않아 보인다.

당내에서 당장 친노-비노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특히 친노 진영 간에도 강경파와 온건파의 틈새가 벌어질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실제 문재인 대표 측근인 친노인사로 당 사무부총장을 맡고 있는 김경협 의원이 “친노가 아닌 비노는 새정치연합 당원자격도 없는 새누리당의 세작"이라며 계파갈등에 불을 지피자 당내 비노계는 물론 친노 인사도 질타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의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이 분열되길 바라는 세력에게는 박수를 받을지 몰라도 진정 당을 아끼는 당원과 국민들로부터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이들은 친노-비노프레임에 갇혀 당을 분열시키고 비난한다. 누워서 침뱉기이다. 명백한 해당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과연 친노계파는 누구이고 친노패권은 무엇이며 이번에 구성된 혁신위원 중 친노계파는 누구누구냐"며 따져물었다.

김 의원은 이에 앞서 지난 11일에도 트위터에서 김상곤 혁신위원회가 친노 일색으로 구성됐다는 주장에 대해 "새정치연합은 김대중, 노무현 정신계승. 친DJ, 친노는 기본 당원의 자격이다. 비노는 당원자격 없음. 비노는 새누리 당원이 잘못 입당한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심지어 그는 "비겁하고 구태의 상징인 자칭 비노들 표 받아서 당선되느니 당당하게 떨어지는 게 (낫다)"라거나 "새누리당 세작들이 당에 들어와 당을 붕괴시키려 하다가 들통 난 것"이라며 다소 거친 표현을 쓰기도 했다.

이에 대해 비노계 조경태 의원은 "김경협 의원이 당을 분열시키는 막말을 한 데 대해 어떤 입장인지, 이런 것이 바로 문재인식의 혁신인지 문재인 대표가 답을 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범친노 성향의 '김근태계'로 분류되는 혁신위원인 우원식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비노는 새누리당 세작? 뭔 이런 막소리가 있나!"라며 "그간 정치를 가장 어렵게 하고 국민의 신뢰를 잃게 한 것이 막말"이라고 질타했다.

또한 그는 "분명한 건 당내의 아무리 못마땅한 사람도 새누리당과 비교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정당은 집권을 목표로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모임이지 자신만의 이해나 목표를 관철하는 곳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말을 세게 하는 것, 내부 동료에 대한 과도한 비판이 지지층을 모으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라고 비판했다.

친노 진영 측 인사인 최인호 혁신위원 역시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보도를 통해 (김경협)의원님 트윗 글을 보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말씀은 사려깊지 못한 처신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경협 의원은 “다소 거친 표현은 있었으나 핵심 취지는 전혀 아니다"라면서도 ""당 분열책동 하지말라고 했더니 내가 분열 책동 했다고 공격하네요. 허~참!"이라고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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