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박원순 ‘메르스 대응’ 평가 엇갈려
하태경 박인숙 이노근 “정치놀음 행보”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5-06-15 10:20:06
김용태 “문제제기는 칭찬받아 마땅해”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들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대응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최근 행보에 대해 정치놀음이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반면 같은 당 김용태 의원은 박 시장의 대응은 칭찬받아 마땅하다며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초·재선 의원들의 모임인 '아침소리'는 15일 오전 국회에서 회의를 갖고 박 시장의 최근 메르스 행보를 맹비난 하며 우려했다.
하태경 의원은 "정부의 무능과 초동대응 실패, 늑장대응 등을 빌미로 박원순 시장이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흑색선전을 일삼고 있고, 심지어 계급 갈등까지 조장하는 현상이 나타나 심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또 박 시장이 전날 '삼성서울병원에 전권을 맡기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언급한 데 대해 "삼성서울병원에 전권을 부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박 시장이 보건복지부와 서울시,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동특별조사단을 조속히 구성해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조사단은) 이미 13일 밤 구성됐고 첫 회의도 14일 오전에 있었다"며 "이런 것을 두고 흑색선전이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박 시장이 환자 이송요원 등 비정규직 2944명을 대상으로 증상 유무를 전수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계급 갈등을 조장한다"며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계급갈등을 선동하는 후진적인 정치 모습은 없어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의사 출신인 박인숙 의원은 “(2944명을) 전수조사 하라는 건 환자를 포기하라는 이야기”라면서 “전수조사를 누가 하나. 사람이 없다. 당장 고발할 일이고 정말 기가 막힌 일이다. 정치놀음도 분수가 있지, 박 시장은 정말 나쁜 사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노근 의원은 '35번 환자'가 뇌사 상태라는 오보가 났던 데 대해 "그 발언의 진원지가 서울시 직원이라는 것 아니냐"며 "발언의 진원지가 정말 서울시라면 엄중한 책임, 형사 책임까지 물어야 한다. 주민들에게도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하지만 같은 당 김용태 의원은 이날 CBS 박재홍의 뉴스쇼에서 (박시장이) 메르스 대응체계를 확립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고 칭찬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박 시장의 문제 제기 때문에 지자체를 포함한 대한민국 전체의 완벽한 혼연일체 메르스 대응체계가 갖춰졌다.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난 4일 심야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지자체를 통틀어 최초로 환자 정보를 공개했다.
그는 또 일부 의사단체가 '기자회견에 사실이 아닌 내용이 있다'며 박 시장을 고발한 데 대해서도 "박 시장이 그 당시 충분히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정황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발표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를 두고 법적조치를 취한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박 시장을 두둔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느냐, 신뢰를 바탕으로 국민의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에 있다. 여기에서 박원순 시장은 성공했고, 정부는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관계자는 “김용태 의원의 돌출 행동은 내년 다분히 총선의 표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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