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공부하는 공무원' 행정혁신 눈길
격의 없이 토론하며 '행정 열공'… 부서간 협업·전문성 쑥쑥
고수현
smkh86@siminilbo.co.kr | 2015-06-16 14:31:00
| ▲ 역사문화지구 벤치마킹=성북동 역사문화지구 조성을 위해 전북 전주시 교동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전통문화도시 벤치마킹에 나선 김영배 성북구청장과 자문위원들이 김승수 전주시장과 함께 워크숍을 갖고 있다. (사진제공=전주시청)
공공성아카데미 고려大 교수들 강의·토론 참여 수요포럼 박원순 시장등 강사 참여 눈길 [시민일보=고수현 기자]서울 성북구(구청장 김영배)가 외부전문가를 초청해 공무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수시로 실시하며 행정혁신의 동력을 얻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구는 행정혁신의 비결로 '공부하는 공무원'을 뽑으면서 공공성아카데미를 포함해 수요포럼, 성북동포럼, 생활구정위원회 등 외부 전문가의 정보와 지식을 접할 기회를 수시로 제공함으로써 행정의 혁신뿐 아니라 직원의 업무능력 향상 등 개인적인 발전까지 이루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시민일보>는 구가 자랑하는 공무원 교육 프로그램을 살펴보고자 한다. ■공공성아카데미-교수진 참여 '교육의 질'이 다르다 공공성아카데미는 구청 조직의 중추 역할을 하는 국·과장을 비롯해 사업을 현장에서 실현하는 팀의 리더인 팀장급 이상의 직원이 참여하며 성북구와 지역내 대학 간의 새로운 협치 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교수 및 전문가들의 강의로 이론적 바탕을 공고히 하는 한편, 구정의 실질적인 사례를 통해 실무 중심의 토론식 강의도 병행하고 있다. 2013년부터 연 2회, 기수당 30명씩 운영한다. 지난 5월 열린 공공성아카데미에는 구청 6급이상 공무원 30명이 참가했으며 이들은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에 기초해 공직자의 청렴과 공공성에 대해 토론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지자체의 정책, 주민이 직접 자신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개선해 나가는 생활민주주의의 정착 등 장르를 아우르는 교육을 수료했다. 이들을 위해 아카데미에는 조대엽 교수를 비롯해 고려대 교수들이 함께 했으며 환경, 문화, 도시농업 분야 전문가를 초빙해 전문강좌를 제공했다. 교육은 4주 동안 진행됐다. 교육생들은 ▲성북구 주민참여 예산제 ▲삼태기 건강마을 만들기 ▲성북동 역사문화지구 사업 ▲효도 성북 등 진행 중인 구정사업부터 '무상 공공산후조리 지원사업'과 같이 아직 시행하지 않은 분야에 대해서도 직접 제안하고 활발하게 의견을 나누게 된다. 감사담당관 김호형 팀장은 "기후변화와 도시안전은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어 서울대 환경대학원 윤순진 박사의 기후변화 시대 강의가 많은 도움이 됐다"면서 "공공성 아카데미를 통해 더 넓은 시선을 갖추고 성북구의 재난 안전 컨트롤타워인 종합생활안전팀을 이끌어 나가는 데 자신감을 얻게 됐다"는 소감을 밝혔다. ■수요포럼-토론 조직문화 확산의 일등 공신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수요일에 진행하는 수요포럼은 연구, 토론, 학습하는 조직문화를 확산시킨 일등 공신이다. 구청장부터 일반 직원이 직급에 상관없이 전문가의 강의를 듣고 격의 없는 질의와 토론을 진행하면서다. 특히, 박원순 서울시장, 한명숙·이해찬 전 국무총리, 안애경 핀란드 디자인 뮤지엄 특별전시 수석큐레이터, 임상옥 미술연구소 소장 임상옥씨 등 내로라하는 강사들이 참여해 눈길을 끈다. 출근 시간 전인 오전 8시부터 시작하지만 지금까지 진행된 47회 모두 만석이라는 진기록도 세웠다. 수요포럼은 부서간 칸막이를 없애고 전략과제에 맞춰 협업을 중시하는 성북구정의 분위기를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성북동포럼·생활구정위원회-간부부터 직원까지 생활구정위원회는 구청장과 구 간부를 대상으로 한다. 각 부서의 위원회 및 주요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인사 중에서 분야별 전문가, 대학교수, 지역 활동가 등을 대상으로 구청장이 위촉해 구성한 만큼 구정에 대한 이해가 내밀한 집단으로부터 전문 지식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구정 주요정책 결정, 장단기 발전계획, 새로운 정책건의 및 행정개선은 물론 민선6기 성북구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마을민주주의' 또한 생활구정위원회의 제언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중요하게 작용한다. 성북동포럼은 성북구가 주력하고 있는 성북동 역사문화지구 사업의 성공적이며 원활한 추진을 위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성북구뿐만 아니라 향후 우리나라 관광사업 100년을 이끌 사업'이라는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진행하는 사업인 만큼 역사·문화, 도시재생, 시민분야 등 성북동의 콘텐츠를 총망라해 다루고 있다. 이때문에 구 간부는 물론 관심있는 직원까지 참여하고 있으며 각 분야 전문가의 강의, 토론의 형식으로 진행된다. 성북동 역사문화사업의 의의와 방향을 공유함으로써 지자체 단위에서 추진하는 거대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임용돼 성북구로 발령을 받은 구 홍보전산과 황지원 주무관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구가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다 보니 사업에 대한 단순한 정보를 습득하는 것을 넘어 전문가들의 다양한 시선을 통해 가치까지 공유하게 돼 업무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면서 만족을 표했다. 특히, 각 프로그램 모두 과정에 대한 추천의사가 평균 87.4%에 달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고, 갈등관리, 복지대책 등 행정 현장에서 필요한 분야를 비롯해 인문학 강의 등 다양한 과정을 신설해 달라는 직원들의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관계자는 "교육과정에 참여한 직원을 대상으로 조사, 연구해 어떤 요소가 교육과정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지를 살펴보고, 과정의 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미래 발전에 대한 철학적인 고민 없이 과거를 답습하는 무사안일주의를 쇄신하기 위해 성북구는 외부 전문가의 강의를 통해 비전과 정보를 습득하고 공유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며 "이를 통해 직원 개인의 발전과 행정혁신의 효과를 넘어 성북 구민을 위한 다양한 정책의 발로가 되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공부하는 성북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비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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