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부서지고 낙서가 돼 있어 음침한 분위기의 골목길.
|
| ▲ 마을에서 직접 제작한 ‘봄이와 할머니의 바라보기’동화를 테마로 벽화작업을 실시해 밝고 환한 거리로 변화시킨 골목길.
마을 골목길 캐릭터로 디자인 입혀 확 달라졌어요
[시민일보=이대우 기자]서울 강동구(구청장 이해식)는 저층 노후주택이 밀집돼 상대적으로 범죄에 취약한 지역에 '범죄예방환경디자인(CPTED)'을 적용해 안전한 마을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범죄예방환경디자인 사업이란 범죄유발 환경요인을 줄여 범죄의 두려움과 범죄발생 욕구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은폐장소 최소화, 공동체내 다양한 활동을 통한 자연적 감시, 공간의 책임의식과 준법의식을 강화할 수 있는 설계 등이 있다.
현재 지역내에는 경찰에서 지정한 5곳의 서민보호치안강화구역이 있으며, 연차별 1·2곳을 선정해 범죄예방환경디자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민일보>는 이러한 범죄예방환경 디자인이 적용된 천호3동의 사례를 자세히 살펴봤다.
■ 바라봄 골목길 프로젝트
구는 범죄예방환경디자인 첫 사업지로 천호3동 주민센터~천호동 성당의 구천면로 30길 일대 1.3km 구간을 선정해, 2014년 기본계획에 대한 용역을 수립하고 지난 5월 천호3동 지역의 ‘바라봄 골목길 프로젝트’ 사업을 마쳤다.
예부터 인가(人家) 수 천호가 살 만한 지역이 되리라는 풍수지리설에서 이름 붙여진 천호동은 지난 수 십년 동안 지역개발은 정체됐다. 과거의 흔적을 안고 살아가는 지역 주민들은 좁은 골목길과 언덕, 부족한 주차장과 휴식 공간, 쓰레기 문제 등으로 불편함을 느껴왔으며 지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높았다. 또 어두운 밤길, 구부러진 골목길은 심리적 불안감을 높이는 요소가 됐다.
이에 구는 지난 1년 동안 주민들과 함께 마을의 애칭과 상징캐릭터를 만들고 골목골목 불편한 사항을 개선하도록 하는 등 주민들이 마을에 대한 긍정적 정서를 가지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특히 천호3동의 상징으로 선정된 마을 심벌 ‘부엉이’는 지혜와 부의 상징이기도 하며 어두운 밤에도 넓은 시야를 가진 부엉이가 골목길 주민들을 지켜주는 약속의 상징으로 활용됐다.
■ 다양한 주민참여 프로그램과 신속한 신고체계 구축
천호3동은 수개월에 걸쳐 다양한 주민참여 프로그램을 실시해왔다.
천호3동에서 실시된 주민참여 프로그램으로는 ▲토론툴킷을 이용해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의 아쉬운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안전한 미래모습을 구상해보는 우리마을 상상하기 '우리마을 ,안심하고 엮어보자!' ▲새로운 마을에 대한 기대를 안전 키워드로 작성해 안심나무벽돌을 만드는 우리마을 이해하기 '내가 만드는 마을' ▲마을지도에 꼭 들어가야 할 표시, 각 골목의 특징, 바라봄 골목길 프로젝트로 새로 변화될 마을의 곳곳 등을 직접 그리는 우리마을 맵핑하기 '내가 그리는 마을' ▲마을공동체 우수사례를 통해 마을 비전을 세우는 우리마을 이해하기 '마을이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이러한 주민참여 프로그램은 소통창구가 됐고 사업취지를 공유하고 변화에 주민들이 직접 참여함으로써 사업 추진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사전에 상당부분 해소하는 역할도 했다.
이와함께 마을환경을 생활공간환경, 치안환경, 재난환경, 교통환경 등 4개의 분류기준으로 범죄예방환경디자인의 대상을 설정하고 소방서·경찰서 등의 유관기관과 관련 부서의 협력 네트워킹을 통해 사업을 추진했다.
폐쇄회로(CC)TV, 비상소화 장비함과 같은 안전관련 시설물 디자인을 개선해 가시성을 높이고 비상 상황시 활용도를 높였다. 골목길 위치에 따라 전신주의 도장 색을 달리하고 미로같은 골목길에서도 쉽게 현재 위치를 인지할 수 있도록 신고위치 번호를 달아 위급시 신속하게 신고가 될 수 있도록 경찰서와 신고체계를 구축했다.
또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사각지역에는 안전거울을 설치해 심리적 불안감을 줄였다.
■ 마을동화 ‘봄이와 할머니의 바라보기’
천호3동은 마을만을 위한 특별한 동화책 ‘봄이와 할머니의 바라보기’를 제작했다.
이는 마을의 상징인 부엉이와 사업에 누구보다 애정을 가지고 참여한 동네 노인들을 주인공으로 한 동화로, 도심에서 길을 잃고 천호3동에 내려온 상처 입은 부엉이에 대한 이웃들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함께 청소년들의 우범지역으로 우려가 높았던 좁고 침침한 골목길은 ‘봄이와 할머니의 바라보기’의 테마 골목으로 아름답게 변화시켰다.
또 골목 곳곳에 주민들이 함께 지켜가는 안전수칙을 담은 메시지가 벽화와 함께 어우러져 있으며, 부엉이 ‘봄이’는 게시판, 안전거울, 전신주 등 시설물 디자인에도 접목됐다.
이해식 구청장은 “범죄예방환경디자인 사업은 물리적인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믿고 살아갈 수 있는 정서적 환경에 대해서도 관심을 둬야 한다”며 “추진과정에 주민들의 의견수렴과 주민협의도 중요하지만 공동체를 바라보는 인식도 함께 개선돼야 지속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