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전파자' 14번 환자 메르스 완치

이지수

js@siminilbo.co.kr | 2015-06-23 17:30:23

이재갑 교수 "'낙인효과' 심리적 고통 치료 필요"
임신부도 완치… "산모·아이 건강 문헌상 첫사례"



[시민일보=이지수 기자]이른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슈퍼전파자(super spreader)'로 분류된 14번 환자가 완치 판정을 받았다.

또 임신부 환자도 완치 판정을 받았다.

23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1~22일 추가 퇴원자는 14번(35)·69번(57)·109번(39·여)·116번(56·여) 환자 등 4명이다.

이 가운데 14번 환자는 대한감염학회가 '슈퍼전파자'로 분류한 환자다. 이 환자로부터 바이러스에 추가 감염된 환자는 이날까지 총 80명으로 추정된다.

14번 환자는 지난달 15~17일 국내 첫 환자(68)와 평택성모병원 같은 병동에 머무르다 바이러스를 옮은 뒤 같은 달 27~29일 사흘 간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체류했다.

이 환자는 이 과정에서 삼성서울병원 방문 첫 날인 5월27일 오후 3시10분부터 5시20분 응급실을 벗어나 외부의 복도에 머물렀다.

또 이날 오후 6시5분부터 47분까지 한 차례 응급실 밖으로 나가 외부 복도와 영상의학과 접수데스크를 돌아다니고, 남성 화장실을 2회 이용했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과 삼성서울병원은 대대적인 역학조사를 통해 14번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격리시켜고 모니터링 해왔다.

이번 퇴원자 명단에는 유일한 임신부(109번 환자)도 포함됐다.

앞서 이 환자는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에 입원하던 중 지난달 27일 급체로 같은 병원 응급실을 찾은 어머니를 문병하러 갔다가 14번 환자에 노출돼 감염됐다.

이후 임신부는 지난 19일과 21일 2차례 유전자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왔다.

분만 예정일이 남아있었지만 22일 복통 시작과 함께 양수 파열이 돼 격리해제 상태에서 산과병동으로 전실한 후 오전 4시34분께 제왕절개로 무사히 남아를 출산했다.

현재 산모와 아이은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퇴원자인 69번과 116번 환자도 지난달 27일 14번 환자가 있던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체류했다가 바이러스를 옮은 뒤 격리 치료를 받다가 퇴원했다.

즉각대응팀인 이재갑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4번 환자와 관련해 "14번 환자는 증상이 심했고 여러 폐렴 치료로 고통받았던 분인데, 퇴원한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의의"라고 판단했다.

다만 이 교수는 "이 분이 전파자란 낙인 효과로 심리적 고통을 가질 수도 있다는 부분은 우리(의료진)가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며 "심리적 치료에 대한 충분한 지원이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109번 환자와 관련해 "국내에서 임산부에 대한 확진 자체는 참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 분의 경우 증상도 빨리 가라앉았고 적절한 시기에 출산을 도울 수 있었던 상황이 됐기 때문에 중요한 의미로 받아들인다. 문헌적으로 산모와 아이가 동시에 건강한 것은 첫 사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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