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방 대법원, 동성 결혼 합헌 판정
뉴시스
| 2015-06-28 18:45:45
미국 연방 대법원이 26일(현지시간) 동성 결혼이 합헌이라는 역사적 결정을 내리면서 동성 결혼을 금지한 주에서는 오랫동안 결혼식을 연기했던 동성 커풀들이 혼인허가서를 받기 위해 몰려들었다.
대법관 9명 중 찬성 5명, 반대 4명으로 동성 결혼의 합법 결정이 내려졌다.
판결의 캐스팅보트(찬반 수가 같을 때 행하는 의장의 결정투표)를 쥔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은 결정문에서 “대법원은 이제 동성 커플이 결혼할 수 있는 기본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음을 지지한다”며 “더는 이 자유를 거부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법원의 판결로 종교단체들은 자신들이 반대하는 결혼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할 수 없지만, 결혼할 권리를 추구하는 커플은 정부의 정치지부가 이를 허용하는 것을 기다릴 필요는 없다”며 “수정헌법 14조는 주정부에 동성 결혼 커플들에게 이성들과 동일하게 결혼하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법관 중 4명은 반대했다. 반대한 대법관들은 찬성한 대법관들이 주정부와 유권자의 권력을 빼앗고 동성 결혼에 대한 국가적 논란에 혼선을 일으켰다고 비난했다.
존 로버츠 대법관은 반대 의견문에 “법원은 입법부가 아니며 동성 결혼은 좋은 생각인지에 대해 법원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후 “당신이 어떤 성적 취향이 가졌든 동성 결혼 허용 확대를 바라는 수많은 미국인 중 1명이라면 이번 판결을 축하할 일이겠지만, 헌법적으로는 축하할 일은 아니며 법원은 이와 아무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이 14개주에서 계속 유지됐던 동성 결혼 금지에 종지부를 찍었고 최근 미국 사회도 많이 변화했음을 보여줘 놀라움을 줬다. 지난해 10월까지 미국 전체 주에서 동성 결혼을 허용한 주는 3분의 1에 달했다.
텍사스주 댈러스의 케네스 덴슨은 가브리엘 멘데스와 지난 2013년 캘리포니아주에서 합법적으로 결혼했으나 이제 텍사스 주민으로 텍사스에서도 결혼하고 싶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 대법원의 판결을 “번개처럼 내려진 놀라운 결정”이라며 이번 판결을 환영했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판결은 모든 미국인이 평등한 신의 창조물이라는 원칙을 지지하는 결정이라고 환영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한 대법원 앞 광장에 있던 이번 재판의 원고 겸 게이인 제임스 오버게펠에게 축하 전화를 했다.
그러나 여러 종교 단체는 이번 대법원 판결을 비판했다.
미국 천주교 주교회는 이날 성명에서 “정부가 동성 커풀이 결혼할 수 있음을 선언하는 것은 심히 부도덕하고 부당하다”고 비난했다.
UCLA의 윌리엄스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동성 커플 약 39만 명이 결혼했으며 현재 동성 결혼이 금지됐지만, 앞으로 3년 안에 결혼을 허용할 주에 사는 동성 커플은 약 7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결혼했거나 결혼하지 않은 동성 커플은 약 100만명으로 추산된다고 이 연구소는 밝혔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