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던 유승민, 결국 벼랑 끝에 섰다

새누리, 의총 개최...김무성, “사퇴권고 결의안 채택”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5-07-07 14:25:04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국회법 개정안 문제로 사퇴 압박을 받아오던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침묵’으로 일관하던 버티기 끝에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유원내대표는 의총 결과에 따르겠다며 재신임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7일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8일 오전 9시 의총을 통해 유 원내대표의 거취를 매듭짓기로 했다.

이날 최고위 석상에서 김태호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 의총 소집 권한이 있기 때문에 유 원내대표 신임 의제를 의총에 물을 수 있다”고 밝혔고, 서청원 최고위원도 “그럴 수 있다”며 의총 개최를 언급했다.

유 원내대표도 최고위원들의 의사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최고위원회의 도중에 나온 유 원내대표는 “더 이상 있을 이유가 없어 나왔다”며 “의총에서 나오는 결론에 따르는 것, 그게 전부”라고 말했다.

비박계가 의원총회 개최를 요구하는 배경에는 해볼 만하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유 원내대표는 공개적으로 사퇴를 압박한 친박계 의원들과 달리 비박계 의원들은 성명서 발표 외엔 명확한 입장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론 자신을 지지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세연 의원이 유 원내대표에게 “어떤 입장 표명조차 없이 가는 건 안된다”며 “(사퇴를 주장하는)저쪽에서 자리에 연연한다고 마타도어 중이기 때문에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의원들이 거취를 정해주시면 겸허히 이에 따르겠다’는 의사를 밝힐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 것은 의원 총회에서 의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달 25일 의원총회에서도 국회법개정안 논란을 이유로 유 원내대표 재신임을 논의했지만 의원 대부분이 유 원내대표 유임을 선택한 바 있다.

하지만 그 때와는 사정이 달랐다는 지적이다.

우선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이 "유승민 원내대표는 스스로 거취를 표명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이인제 정우택 이장우 김태흠 김현숙 박덕흠 경대수 정용기 박창식 의원 등 충청권 출신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당·정·청 혼연일체를 위해 유 원내대표가 대승적 차원에서 거취를 표해야 한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모임을 주도한 이장우 의원은 “의총소집 요구서에 상당히 많은 분이 서명을 하신 걸로 안다. 거취 표명이 없다면 추가로 서명하시겠다는 분도 많다”며 “의총에서 좋은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표대결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동안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던 비례대표 의원들도 최근 유승민 사퇴 불가피론을 제기하며 결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현숙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들은 지난 2일 오찬회동을 갖고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주장하고 나섰다. 비례대표들이 원내대표 사퇴 촉구를 위해 회동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김무성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표결보다는 사퇴권고 결의안을 채택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유 원내대표에게는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새누리당이 의총에서 원내대표의 사퇴 결의안을 논의하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총에서 표결은 가능한 피하고 사퇴를 권고하는 방식을 시도할 것”이라며 "새누리당의 미래와 박근혜 정권의 성공을 위한 원내대표 사퇴 권고 결의안을 채택하는 걸로 유 원내대표 거취 문제를 결론 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결의안 문장을 만들어 내일 의총에서 발표하고 의원들의 동의를 구할 것”이라면서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렇게 논의됐고 유 원내대표도 수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결의안은 만장일치로 채택돼야 하는 건가’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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