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ATM기기에 몰래카메라·카드복제기 설치…외국인 2명 검거

이지수

js@siminilbo.co.kr | 2015-07-13 17:49:22

홍콩서 예금 인출

[시민일보=이지수 기자]국내 ATM기 카드 투입구에 카드정보 저장기계(일명 스키머)를 부착, 불법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해 해외에서 인출한 외국인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관광경찰대는 금융기관 ATM 기기에 몰래카메라와 카드복제기를 설치해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예금을 불법 인출한 외국인(불가리아·캐나다) 2명을 검거해 구속하고 관련 증거물 총 72점을 압수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은 외국인 관광객으로 국내 입국 후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문이 많은 '홍대예술의 거리' 주변 노상 ATM기(현금지급기)에 스키머를 설치해 162명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를 수집한 뒤 홍콩에서 복제카드를 만들어 9차례에 걸쳐 147만원을 인출한 혐의다.

이들이 설치한 카드복제기는 육안으로 식별할 수 없을 정도로 실제 ATM 투입구와 흡사해 국내 고객정보 이외에도 외국인 관광객 2명의 개인정보도 함께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스키머를 부착해 수집한 개인정보는 마그네틱에 저장된 회원번호, 유효기간 등 카드정보를 비롯해 ATM기 상단에 설치된 소형 카메라에 녹화된 비밀번호다.

이들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해 얼굴을 가린 채 카드복제기와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

특히 동선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도보로만 이동하고 국내거주지(게스트 하우스)도 현금으로 결제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한편, 경찰은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감독원에 통보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외국인 신용카드 위조범죄 가운데 카드정보 기술자와 총책이 고객정보수집, 위조카드 제조 목적으로 국내에 들어와 ATM기 복제장비를 직접 제작하고 설치한 사례로는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경찰은 확보된 수사자료를 토대로 여죄를 파악하고 인터폴과 공조해 현금을 인출한 홍콩 국제 위조카드 범죄조직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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