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새정치-정의당 ‘연대’하나
고하승
| 2015-07-23 16:29:27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최근 호남지역에서 나타나는 신당 움직임을 “밀려난 분들 `이합집산' 신당”으로 규정하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심 대표는 23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화 이후 30년 동안 새로운 당의 출현이나 성공이 쉽지 않았다. 퇴행적인 지역주의에 기대는 정당은 호남 지역민들이 단호히 심판할 것"이라며 "공천이나 혁신과정에서 밀려난 분들이 (선거 때마다) 살아 남기위해 이합집산을 하는데 그런 (신당)시도라면 호남민들이 잘 알아서 정리할 것"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그는 또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안철수 의원은 국민의 1/3의지를 받았는데도 신당 창당 시도가 실패했다"며 부정적인 전망을 했다.
심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내년 20대 총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과의 ‘야권연대’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심 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서는 "야권이 제대로 혁신이 돼야 정권교체도 가능한 것이고 그래서 새정치민주연합도 혁신을 나름대로 하고 있다"고 새정치연합의 혁신을 옹호하기도 했다.
그는 또 "당리당략의 연대가 아닌 국민을 위한 연대가 필요하다"면서 "정의당의 가치와 비전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들과 함께 호남정치혁신연대를 실현, 내년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은 가타부타 말이 없다.
지난 19대 총선 당시 통합진보당과 야권연대를 했다가 홍역을 치른 아픈 기억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결과적으로 내년 4월 총선에서 새정치연합과 정의당이 어떤 형태로든 ‘야권연대’를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대철 새정치연합 상임고문도 이날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 ‘신당 해야만 되느냐’는 질문에 “해야 된다”고 답변하면서 “새정치연합 쪽에서 대거 (신당으로)밀려오고, (새정치연합은) 극히 운동권적 강경파 소수만 남아서 독립을 하든가 심상정, 노회찬하고 같이 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즉 새정치연합은 ‘친노당’이 되거나 ‘친노+정의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친노 세력과 정의당이 통합까지 가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총선에서의 야권연대는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대세인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정 고문이 “우리가 왜 선거에서 졌느냐. 중도, 중도우파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이념적으로 스펙트럼이 넓은 정당으로 가야하고, 장년층, 노년층까지 지지를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정당으로 가야 한다”면서 “운동권적 강경파가 좌클릭해서 끌어가는 정당의 모습으로서는 어렵다. 그런데 현재 운동권적 강경파가 당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주도세력의 교체가 중요하다”고 지적한 것은 이런 분석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특히 그는 “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이 과연 다음 선거에서 이기고 집권이 가능한가에 대해서 (회의적이어서 당을)새로 만들라는 데 거의 공감대가 서다시피 했다. 또 많은 사람들, 꼭 우리들만 아니라 저쪽(새누리당)에서도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며 “(새누리당에서)중도개혁정당이면 같이 하겠다. 특별히 또 개헌이라는 것이 앞에 선다면 같이 할 수 있다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정 고문은 정계개편을 통해 ‘친노+정의당’, ‘비노+새누리당 개헌파’라는 두 개의 야당이 내년 총선에서 야권 맏형 자리를 놓고 치열한 다툼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정 고문의 이같은 예측이 얼마나 맞아 떨어질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다만 정체성이 모호한 세력의 결합체인 ‘친노+비노의 새정치연합’보다는 차라리 진보적 색깔이 분명한 연합체인 ‘친노+정의당의 새정치연합’이 유권자들의 혼란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또 새정치연합의 비노 세력과 새누리당의 개헌파도 어느 면에서는 유유상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은밀하게 만나 불륜을 저지르지 말고 차라리 각각 소속 정당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비노+새누리당 개헌파’이라는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 한 살림을 차리는 게 어떨까?
아무튼 내년 4월 총선은 현재의 새누리당 대 새정치연합이라는 양당구도가 깨어지고, 3자구도 혹은 다자구도로 선거가 치러질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내년 총선이 어떤 구도로 치러질지 더욱 궁금해진다. 그나저나 새정치연합과 정의당의 연대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