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의 속도는 생명을 지키는 속도입니다

김대진

| 2015-08-17 15:32:00

▲ 김대진 인천공단소방서 논현119안전센터

입추와 말복이 지나고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제법 서늘해지는 요즘 이제 대한민국은 가을의 문턱에 성큼 다가 온듯하다.
날씨는 점점 서늘해지지만, 반대로 우리의 모든 것을 앗아 갈 수 있는 화마(火魔)의 열기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1년 중 계절 별 화재의 발생 빈도는 겨울, 봄, 가을, 여름 순으로 이제 여름이 지나고 우리 소방관들에게 본격적인 화재 예방 경고등이 켜지는 시점이다.

하지만, 화재 발생 시 신속하게 화재를 진압해야 하는 소방관들에게 가장 큰 걱정거리 중 하나는 바로 신속한 출동을 저해하는 출동저해 요소들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동차 누적 등록대수는 2천 60만대가 넘었으며, 대부분 서울, 인천, 경기 등 도심지역에 몰려있는 것이 사실이다.

도심지역일수록 개인 자동차의 사용빈도가 높아지고 불법 주정차가 심각해 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주택가 이면도로나 골목길에 무분별한 주차 차량, 소방차량의 사이렌 소리를 듣고도 여전히 길을 비켜주지 않는 차량, 소방차량 전용 주차 표지선에 버젓이 주차하는 차량 등 도심지역 일수록 소방차의 활동을 방해하는 요소가 많아지는 것이다.

이제는 많은 매스컴을 통하여 우리는 골든타임이라는 단어에 익숙해 졌다.
골든타임이란 사고나 사건에서 인명을 구조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초기 대응 능력 시간으로 골든타임이 늦어질수록 재난에 대처하기가 어려워진다.

화재의 경우 골든타임은 5분이며, 이 5분이 경과될수록 인명을 구할 수 있는 확률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우리 소방관들은 이 5분, 골드타임을 지키기 위해 불시출동 훈련 및 5분 출동 장애지역 파악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소방관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앞서 말한 불법 주정차, 소방차를 가로막는 차량 등 각종 방해요인들에 인해 소방차의 화재현장 도착시간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고, 소방차의 도착이 늦어질수록 우리가 구할 수 있는 인명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법적인 제도에 앞서 소방차의 속도는 생명을 지키는 속도라는 생각과 내 가족이 지금 달리고 있는 소방차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식이 퍼져 자율적으로 소방차에게 길을 양보하는 성숙한 의식이 널리 퍼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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