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합의, '한반도신뢰프로세스' 빛났다

朴대통령 "北도발에 단호한 대응 원칙 지킨 결과"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5-08-25 09:59:26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북한의 포격 도발로 인한 대치상황과 관련,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역사적인 타결을 이끌어낸 배경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신뢰프로세스’가 있었다는 평가다.

박 대통령은 25일 오전 남북 고위급 접촉 결과와 관련해 "북한이 확성기를 통한 심리전 중단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흔들림 없이 원칙을 준수하면서 회담에 임했다"며 "이번 합의는 우리 정부가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지켜나가면서, 다른 한편으로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의 지뢰도발과 연평도 포격도발 등 각종 도발로 끊임없이 우리 국민들의 안위가 위협 받아왔다"며 "이런 상황을 더 이상 끌고가지 않기 위해서는 이번에 북한의 확실한 사과와 재발방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이번에 남북이 합의한 구체적인 사업들이 후속회담 등을 통해 원활하게 추진돼 남북 간 긴장이 해소되고 한반도 평화와 발전을 위한 전기가 마련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분단으로 인한 이산가족의 고통부터 치유하고, 남과 북이 서로 교류하고 민간활동이 활발해져서 서로 상생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북한이 자신들의 도발 행위에 유감을 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 것이 앞으로 남북 간에 신뢰로 모든 문제를 풀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치킨게임으로 치닫던 남북이 군사적 충돌을 피하고 대화·협력의 전기를 마련함으로써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를 낳고 있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남북간 지속가능한 평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이 정부의 핵심 대북정책이다. 비핵화를 포함해 북한이 올바른 변화의 길로 나와 남북 간 신뢰가 쌓이면 협력의 단계를 높여 향후 경제공동체까지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실현을 안보공약으로 내세웠으며 취임 후에는 이를 밑그림으로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드레스덴 선언' 등을 제안했다.

하지만 북한의 제3차 핵실험과 개성공단 가동중단 조치 등으로 신뢰구축 기회 자체가 어려웠다. 특히 이번에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과 서부전선 포격도발로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위기국면이었다.


이런 가운데 남북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합의를 극적으로 도출하면서 신뢰프로세스의 본격적인 가동을 위한 모멘텀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북한이 지난 4일 발생한 DMZ 지뢰도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이에 호응해 우리 정부도 대북확성기를 통한 심리적 방송을 중단함에 따라 신뢰구축의 기반인 상생의 분위기가 조성됐다.

또한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의 대화를 약속하고 인도적 차원의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인 것은 신뢰구축의 본격적인 시발점이 될 것이란 평가다.

실제 남북은 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자 회담을 빠른 시일 내에 열어 다양한 분야에서의 대화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신뢰프로세스 하에 추진되고 있는 DMZ 평화공원조성이나 경원선 복원, 자연재해 및 안전 협력 등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남북은 박 대통령이 지난 광복 70주년 경축사에서 연내 명단 교환을 제안했던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해 다음달 초 적십자 실무 접촉을 갖기로 했으며 여러 분야에서의 민간교류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번 합의안을 성실히 이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비핵화를 위한 진전된 조치를 취할 경우 남북 상호간 믿음이 쌓여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도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예기치 않게 맞았던 '북한리스크'에서 벗어나 후반기 국정운영에 상당한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특히 노동개혁 등 4대 구조개혁을 통한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본격적인 성과를 이루는 데 주력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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