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당내 내홍으로 궁지에 몰려있는데도 연일 국민공천제(오픈 프라이머리) 동참을 요구하고 있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속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10일 “새누리당 공천 갈등은 본질적으로 현재권력인 박 대통령과 미래권력인 김무성 대표 사이의 주도권 다툼 성격이 강하다”며 “친박계와 정면충돌을 피하면서 청와대의 총선 공천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편으로 김 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를 집요하게 고집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당내 친박계의 반발로 오픈프라이머리 관철이 쉽지 않아 보인다.

친박계 핵심 홍문종 의원은 김무성 대표가 '국민공천제'라는 이름으로 강하게 추진 중인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에 대해 "다른 대안이 있어야 한다는 게 의원들의 생각"이라며 제동을 걸었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제도적으로 정비가 돼있지 않고 야당도 비협조적이다. 상당히 현실성이 떨어지는 오픈 프라이머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라며 이 같이 지적했다.

그는 특히 "오픈 프라이머리는 여야가 동시에 해야 하는데 지금 야당은 전혀 할 생각이 없다"며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픈 프라이머리의 취약점 중 하나로 정치적 신인, 소수자, 여성들의 정치적 진출에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청와대 정무특보를 겸하고 있는 김재원 의원도 전날 BBS 라디오 방송에서 “현실적으로 막대한 비용, 역선택 문제, 공직선거법이 개정되지 않아 선거인명부조차 만들 수 없는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지 검토해야 한다”면서 “취지가 좋더라도 실무적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고민하지 않으면 결국 제도가 실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선거인명부 작성 방안도 없이 도입만 주장해서는 안 되고 실무적으로 챙기거나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거듭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반면 여의도연구원은 지난 달 26일 의원 연찬회 일정에 맞춰 ‘‘오픈프라이머리 정당약화론’에 대한 반론이란 제목에 ‘의원의 자율성 회복으로 민생정당을 강화한다’는 부제가 달린 보고서를 발간, 김무성 대표의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주장에 이론적 근거를 제시했다.

그 가운데 한국 정당들이 ‘책임당원, 권리당원’이라는 이름으로 당원을 조직하고 있지만 실제는 당과 일체성이 없는 서류상 등록만 해놓고 적극적인 활동을 하지 않는 선거동원용 ‘종이당원’이 대부분”이라며 “이런 종이당원은 계파정당의 토대이며 계파정치의 재생산 도구로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한 부분은 새정치연합이 ‘권리당원 배제’, '100% 국민공천제’도입을 혁신안으로 제시하면서 내세운 명분과 흡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하지만 이같은 여연 보고서는 새누리당 연찬회에서 주목을 끌지 못했다. 당일 청와대 오찬회동이 갑자기 잡히면서 연찬회 일정이 대폭 축소된 탓이다.

이에 대해 이숙현 시사칼럼니스트는 “당시 청와대의 기습 오찬회동은 내년 총선 공천을 향한 청와대의 기선제압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