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안철수 천정배, ‘마이웨이’선언

文, 비노에 ‘백기투항’요구...“재신임 불가피”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5-09-20 11:24:53

安, “당 변하지 않은 혁신은 실패”... 대립각

千, 신당창당 공식 선언...‘중용정당’표방해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투표’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혁신은 실패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는 등 문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고, 당밖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20일 신당창당을 공식선언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이날 “사실상 문재인 안철수 천정배가 ‘마이웨이’를 선언한 셈”이라며 “안 전 공동대표는 한솥밥을 먹되 다른 식구로, 천 의원은 아예 딴 살림을 차린 다른 식구가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당내 비주류의 '백기투항'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현재의 상황에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당 대표직 재신임 배수진을 치고, 신당과 분당을 거론하며 '백의종군'을 요구해온 비주류의 지도부 흔들기를 중단시키겠다는 것이다.

실제 문 대표는 혁신안에 대한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9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당 대표직 재신임을 묻겠다고 밝히며 '기강'을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기강과 원칙을 세우지 않으면 공멸"이라며 "기강과 원칙을 세우기 위해 대표직 재신임을 묻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당시 혁신안 통과에 당 대표직을 거는 동시에 별도의 재신임 절차를 묻겠다고 밝혔다. 민심(民心)과 당심(黨心)을 함께 묻는 방식이 유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주류 의원들이 조기 전당대회를 해야 한다며 사실상 사퇴를 압박하자 문 대표는 전 당원 투표와 국민여론조사를 실시, 어느 한 쪽에서라도 불신임이 나오면 대표직을 사퇴하겠다는 초강수를 던졌다.

이는 사실상 '혁신안 통과', '전 당원 투표', '국민여론조사'를 모두 통과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3단계 재신임으로 특히 비주류의 텃밭인 호남 출신의 당원이 대다수인 상황에서 전 당원 투표는 '하이 리스크' 전략으로 읽혔다.

그러자 호남의 민심이 돌아섰다는 '호남 위기론'을 내세우며 문 대표의 사퇴를 촉구해온 비주류는 당황했다.

재신임이 이뤄지면 호남위기론이 무색해져 비주류의 당내 입지가 좁아지고, 불신임이 이뤄지면 차기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급격한 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호남 유권자들이 현재 당 지도부가 제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당 대표를 불신임해서 파국을 만들겠느냐"며 "투표가 이뤄지면 재신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런 분석에 따라 문 대표는 재신임을 철회해달라는 거듭된 요구를 수차례 거절했다. 당내 3선이상 중진의원들을 두 차례 만났고,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도 한 차례 회동했지만 고집을 꺾지 않았다.


그리고 문 대표는 비노 세력을 향해 백기투항을 요구했다.

그는 전날 기자들로부터 "연석회의에서 어떤 결과가 나와야 재신임 투표를 철회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대표 흔들기와 당내 분란을 확실히 끝낸다는 분명한 결의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이어 "분명한 결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재신임 절차를 거치지 않을 수 없다"며 "또 가급적 그 절차가 추석 전에 끝나야 한다는 생각에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즉 비노계가 백기투항을 하든지, 아니면 당을 떠나라는 일종의 압박인 셈이다.

이에 맞서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문재인 대표에게 대립각을 세웠다.

안 전 대표는 전날 이수봉 인천경제연구소장 출판기념회에 참석,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현신안을)반대하는 사람을 적으로 삼고 정치적이지 않은 용어로 제대로 풀어가지 못하니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내가 혁신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며 "그렇다면 당 지도부가 '우리도 그 점이 고민이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아이디어가 있느냐. 우리는 이렇게 하려고 하는데 동의하느냐' 이런식으로 가야 혁신이 제대로 되는 과정인데 (문 대표는) 소중한 기회를 놓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그런 것이 참 아쉽고 한편으로는 혁신이 뭔지 제대로 모르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하게 된다"며 "지방을 다녀보면 공통적으로 듣는 이야기가 당이 크게 변했다는 느낌이 안 든다는 것이ㅏ다. 그렇다면 혁신은 실패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또 "이대로 가다가는 내년 총선은 물론이고 정권교체까지도 힘들어지는 것 아니겠느냐"며 "이럴 때 가만있으면 옳지 않다 싶어서 문제제기를 하고 비판만 한 게 아니라 근본적인 혁신의 방향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이날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천 의원의 신당 창당 선언은 지난 15일 가칭 '신민당' 창당 선언을 한 박준영 전 전남도지사에 이은 두번째 야권발(發) 신당선언이다.

박주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추석 전 탈당을 시사한 가운데 추석 전후를 기점으로 야권재편 움직임이 급물살을 탈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른바 '천정배신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계승하는 한편 합리적 보수 및 개혁적 진보를 아우르는 '중용정신'을 표방하고 나섰다.

호남 등 야권인사에만 매몰되지 않고 여야를 두루 아우르는 전국정당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천 의원 측은 신당창당을 통해 내년 4월 총선에서 200개 이상 지역구에 후보를 내겠다는 뜻도 비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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