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버섯농장주 살해공범 '환전상' 덜미

이대우 기자

nice@siminilbo.co.kr | 2015-10-04 23:58:31

10차례 걸쳐 3300만원 인출·타계좌로 이체

[시민일보=이대우 기자]경기 여주 버섯농장에서 발생한 50대 농장주 암매장 살인사건과 관련, 유력 용의자들이 농장주의 계좌에서 이체한 돈을 대신 인출해서 전달한 30대 우즈베키스탄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여주경찰서는 2일 공범으로 추정되는 우즈베키스탄인 L씨(39)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L씨는 여주시 능서면에서 버섯농장을 운영하는 안 모씨(54)를 살해하고 암매장한 뒤 달아난 것으로 보이는 외국인 2명이 안씨 계좌에서 이체한 2800여만원을 인출해 이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L씨를 상대로 범행 가담 여부 및 인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L씨는 7일 오후 4시50분 우즈베키스탄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씨는 지난 9월25일 오후 9시18분께 모친에게 '추석에 가지 못한다'는 내용의 안부 전화를 마지막으로 연락이 두절됐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안씨의 동생이 26일 오전 9시48분께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실종 신고를 받고 다음날인 26일부터 27일까지 여주와 서울 인근에서 수억원이 적립된 안씨 명의의 계좌에서 불상의 남성 2명이 10여차례에 걸쳐 3300만원을 인출하거나 타 계좌로 이체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경찰은 납치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벌이다가 2일 오후 2시50분께 버섯농장 주변 수색 과정에서 땅에 묻힌 안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안씨의 시신은 거주지에서 40여m 떨어진 타인 소유의 밭 아래 약 2m 깊이에 상하의 속옷 차림으로 묻혀 있었으며, 온몸에 타박상을 입은 상태였으나 흉기에 찔리거나 목이 졸린 흔적 등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금인출기 CCTV 영상 등을 분석해 지난 6월과 7월 이 버섯농장에서 5일간 일했던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F씨(50)와 A씨와 함께 동거했던 같은 국적의 D씨(24)를 용의자로 특정하고 뒤를 쫓고 있다.

용의자들은 지난 9월30일 오후 5시께 우즈베키스탄으로 출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인 등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안씨 시신에 대한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라며 "현재 검거된 우즈벡인을 상대로 공범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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