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묻지마 범죄', 무엇이 원인인가?

박상민

| 2015-10-28 17:58:51

▲ 박상민 인천서부경찰서 석남지구대

'묻지마 범죄'란 피의자와 피해자와의 관계에 아무런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거나, 범죄 자체에 이유가 없이 불특정의 대상을 상대로 행해지는 범죄 행위를 말한다.

특히 최근 묻지마 범죄의 형태를 보면 단순히 폭행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점점 흉악해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법원에서 지난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묻지마 살인 또는 살인 미수가 2000년 대 4건에서 2010년 이후 35건으로 늘어나 사회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발생한 ‘부평 묻지마 커플 폭행 사건’으로 인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묻지마 범죄’, 과연 원인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묻지마 범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경쟁과 개인주의 심화 등 불안정적인 사회구조가 개인의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이에 불만족스러운 현실에 대한 분노가 ‘묻지마 범죄’ 또는 ‘보복성 폭력’ 등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감정적으로 받은 스트레스와 분노를 자신이 아닌 사회적인 문제로 돌리고, 흥분된 상태에서 사회로부터 고립된 자신의 불만과 사회에 대한 증오를 불특정 대상에게 풀어 버리는 것이다. 최근 필자가 근무하는 지구대에도 순간적인 분노를 참지 못하여 폭행, 상해, 방화 등을 자행하는 ‘증오 범죄’ 신고가 늘어나고 있어 필자는 ‘묻지마 범죄’의 심각성을 직접적으로 체감하고 있다. ‘묻지마 범죄’, 해결책은 무엇일까?

'묻지마 범죄'를 저지르는 다수의 범죄자들이 혼자 살거나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직업을 갖지 못하고, 심리적 불안과 우울증으로부터 고통받으며, 정신분열 병력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처지에 대한 비관과 좌절, 인간에 대한 불신, 그리고 사회에 대한 불만이 증폭되어 이 같은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범행 동기를 비워볼 때 경제적 양극화와 능력위주의 평가주의 사회에서 사외되는 사람들, 심리적 약자와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사회적, 국가적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사회적인 개선과 함께 개인적인 부분에서도 개선이 필요하다. ‘묻지마 범죄’는 순간적인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분노와 감정을 다스리는 것에 대한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부평 묻지마 폭행’ 사건으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묻지마 범죄’,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과열된 ‘경쟁사회’에 대한 반성과 소외된 계층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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