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흉내쟁이 박원순, 성공할까?
고하승
| 2015-11-10 06:58:24
“박원순 서울시장의 ‘서울역 고가공원 프로젝트’와 MB(이명박 전 대통령)의 ‘청계천복원 프로젝트’는 흡사 쌍둥이처럼 닮아도 너무 닮았다. 이쯤 되면 박 시장의 ‘고가공원 사업’에 대해 ‘청계천 복원’의 ‘짝퉁 프로젝트’라는 비아냥거림이 쏟아지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이는 필자가 지난 7월에 게재한 <이명박 ‘청계천’vs. 박원순 ‘고가공원’>이라는 제하(題下)의 칼럼 가운데 일부분이다.
그런데 불과 3개월여 만에 다시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박원순 시장이 서울경찰청과 문화재청의 제동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강행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고가를 공원화하면 차량이 진입할 수 없는데 그에 따른 대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문화재청은 사적 제284호인 옛 서울역사가 경관상 가려질 수 있다는 이유로 공원화 사업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지난달 28일 경찰에 "29일 0시부터 고가를 폐쇄하겠다"는 공문을 보내고, 바닥판 등 일부 시설을 철거하기 위한 사전 작업에 이미 착수했다.
대체 박 시장은 왜 ‘서울역 고가공원’사업을 이토록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것일까?
이에 대해 박 시장이 자신의 속내를 드러낸 바 있다. 그가 “고가공원사업이 완성되면 청계천 복원 사업 정도의 효과가 나지 않을까”라고 기대감을 나타낸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는 MB가 청계천 복원사업 효과로 대통령 선거에 당선 되었듯이 자신은 서울역 고가도로 사업 효과로 대통령이 되겠다는 뜻을 은연 중 드러낸 것 아닐까?
아마도 박원순 시장의 고가공원사업은 MB 청계천복원사업의 ‘짝퉁 프로젝트’라는 비판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것을 보면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농후해 보인다.
사실 서울시장이라는 자리는 차기 대통령을 욕심낼만한 자리다.
그런데 어떤가.
박 시장이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고가도로는 지난 1970년에 건설돼 40년 넘게 도심부로 차량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했었다. 지난 2011년 정밀진단 했을 때 콘크리트 상판 중심부 바닥의 절반이 넘는 60%가 손상된 것으로 나타나 ‘D등급’판정을 받았고, 그로 인해 철거가 예정됐었다.
그렇게 위험한 서울역 고가도로를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보강만 하여 공원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그런 고가공원이 과연 시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비용도 문제다. 당초 사업비 380억원으로는 턱도 없을 것 같다. 사업비가 무려 1000억원대가 넘어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서울역 고가공원이 '돈 먹는 하마'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박 시장이 한가지 간과한 게 있다.
MB의 청계천복원 프로젝트는 서울시민들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었던 반면 박 시장의 고가공원프로젝트는 지역주민들의 반대가 심하다는 사실이다.
실제 청계천 복원사업의 경우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있던 2002년 4월9일 한 언론사가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서울시민의 74.6%가 찬성했으며, 특히 주변 지역 주민들도 71.2%가 찬성했다. 찬성 여론이 압도적이었다.
이에 반해 서울역 고가공원사업에 대한 여론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실제 디지털 중앙일보가 지난 6월에 ‘디지털 썰전’을 통해 서울역 고가 공원화 계획에 대한 일반인들의 찬반 투표와 함께 의견을 물은 결과 공원화 계획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989명(88%), 찬성 의견이 132명(12%)으로 반대가 찬성보다 무려 7배 이상 많았다.
그래서 박원순 시장의 ‘MB 흉내내기’는 박수갈채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박 시장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고가공원사업에 대해 지금 즉시 백지화를 선언해 주기 바란다. 아울러 박 시장은 ‘흉내 내기’로는 결코 국민의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시민들 앞에 새롭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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