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의 巨山 YS, 역사에 잠들다

이대우 기자

nice@siminilbo.co.kr | 2015-11-27 06:58:35

김영삼 前 대통령 영결식
첫 국가장… 국회의사당서 엄수
권양숙 여사·MB 내외도 참석
4대 종교의식 통해 넋을 기려


[시민일보=이대우 기자]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26일 국회의사당에서 엄수됐다.

김 전 대통령을 실은 운구차가 이날 오후 1시55분께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에 도착하면서 영결식은 진행됐다.

앞서 운구행렬은 이날 오후 1시30분께 종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출발해 25분만인 1시55분께 국회 정문에 도착했다. 운구행렬은 율곡로-광화문-새문안로-충정로-마포대로-마포대교를 건너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도착했다.

영결식은 이날 오후 2시4분, 김동건 전 KBS 아나운서의 개식 선언으로 시작됐다.

고인에 대한 묵념을 할 땐 부인 손명순 여사가 무거운 표정으로 눈을 지그시 감아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귀빈석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이명박 전 대통령 내외가 첫 줄에 자리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는 차가운 날씨와 건강상의 이유로 영결식에 불참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빈소가 있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다시 방문해 고인의 명복을 빌며 배웅하고 유족들을 위로했으며 김 전 대통령의 운구차가 장례식장을 벗어날 때까지 마지막 길을 바라봤다.

이 여사를 대신해서는 차남 김홍업 전 의원이 영결식에 참석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장례위원회 장례위원장인 황교안 총리는 '조사(弔辭)'를 통해 "우리 국민이 사랑한 김영삼 전 대통령님, 이제 생전의 무거운 짐을 모두 내려놓으시고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길 빈다"며 "나라를 위해 헌신해오신 대통령님의 발자취를 우리 국민은 잊지 않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황 총리는 "우리는 오늘 우리나라 민주화의 큰 산이셨던 김영삼 전 대통령님과 영원히 이별하는 자리에 있다"며 고인의 생전 업적을 열거했다.

이어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수한 전 국회의장이 고인에 대한 추도사를 이어갔다. 김 전 의장은 추도사 후 고인의 영정 앞에 분향하면서 떨리는 손을 가누지 못하고 흐느꼈다.

고인과 유족의 종교인 기독교를 시작으로 불교, 천주교, 원불교 등 4대 종파의 종교의식도 진행됐다.

고인의 생전영상이 상영되면서 고인에 대한 추모 분위기는 정점으로 치달았다.

특히 고인이 박정희 유신독재에 투쟁하며 내뱉은 '아무리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1985년 전두환 정권에서 가택연금 당시 경찰앞에서 '날 감금할 수는 있어. 이런 식으로 힘으로 막을 순 있어. 그러나 내가 가려고 하는 민주주의의 길은 말이야, 내 양심은, 마음은 전두환이 빼앗지는 못해'라는 고인의 육성 녹음이 흘러나올 땐, 영결식장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나왔다.

추모 공연은 바리톤 최현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고인이 평소 좋아하던 '청산에 살리라'를 불렀다.

3군(육ㆍ해ㆍ공군) 조총대의 조총 21발이 발사된 후 김 전 대통령을 실은 운구차는 장지인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출발하면서 1시간20여분의 영결식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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