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혐의' 김경희 건국대 이사장 '집유'

이대우 기자

nice@siminilbo.co.kr | 2015-12-04 23:58:35

法 "법인 자금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

[시민일보=이대우 기자]법원이 학교 재산에 대한 횡령 및 배임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건국대 김경희 이사장(66·여)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4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하현국)에 따르면 최근 열린 선고공판에서 김 이사장에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이사장은 오랜 기간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적법하게 집행해야하는 건국대 법인 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 동종전과로 벌금형을 받은 적도 있었다"면서도 다만 "횡령한 돈이 모두 반환된 점, 벌금형 외에 특별한 전과가 없는 점을 감안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김 이사장이 개인 여행비용으로 판공비 5300여만원을 횡령한 사실과 학교 법인자금 8400여만원을 자신과 딸의 대출금을 상환하는데 쓴 사실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2007년 5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학교법인 수익용 재산인 서울 광진구의 '스타시티' 아파트에 살면서 인테리어 비용과 관리비 등 11억4000만원 상당을 법인이 부담하게 한 혐의와 2010년 2~11월 12차례에 걸쳐 법인카드 320여만원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2012년 1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학교법인에서 운영하는 골프장에서 그린피 약 6100만원을 면제받은 혐의와 인사청탁 대가로 전 부속병원 행정부원장 김모(65)씨와 전 학교법인 상임감사 정모(59)씨에게 총 2억5000여만원을 받은 혐의, 이사장 판공비 1억17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죄가 없다고 판단을 내렸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김 이사장은 검찰 피의자 심문에서 이 부분에 대한 범행을 인정했다. 여행 기간 쓴 카드 내역, 출입국 내역, 건국대 직원의 진술 등을 종합했을 때 개인적으로 횡령했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시 비서실장으로 판공비를 관리하는 김 모씨가 검찰 심문에서 김 이사장 딸의 대출원리금 상환에 돈을 사용했다고 인정했다"며 "이 기간 판공비 신청이 평소보다 1.77배 많았던 점으로 보아 개인적으로 횡령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인테리어 비용 등을 법인이 부담하게 한 혐의에 대해서는 "김 이사장이 주로 종로구 가회동 주택에서 거주하고 관리비 내역 등을 종합했을 때 개인적인 주거목적으로 사용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김 이사장이 법인카드 사용에 대해 상당한 재량권이 있고 사용처를 제한하지 않았다. 업무와 관련해 접대하거나 골프를 쳤다는 진술로 보아 개인 용도로 썼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11월26일 결심공판에서 김 이사장에 대해 징역 4년, 추징금 2억5000여만원을 구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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