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비노, ‘치킨게임’벌이나
비노, 순차적 당직사퇴...친노 지도부 와해 시도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5-12-08 09:38:59
친노, 중앙위 통해 다른 최고위원 선출하면 그만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친노-비노 간 ‘치킨 게임(chicken game)’ 결말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 퇴진을 압박하고 있는 비노 진영 의원들이 순차적 당직 사퇴나 최고위원회 참석 거부 등의 방식을 들고 나오자 문 대표 측은 선출직 최고위원이 사퇴할 경우 중앙위원회 통해 충원한다는 방침으로 이에 맞서는 형국이다.
우선 주승용 최고위원과 최재천 정책위의장, 정성호 민생본부장이 8일 당직을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고 여기에 1~2명의 추가 사퇴가 이어지면 문재인 지도부는 사실상 와해되는 셈이다.
주 최고위원은 문 대표가 지난 3일 안철수 의원이 제안한 ‘혁신전대’를 거부하고 '마이 웨이'를 천명한 다음 날 부터 최고위에 불참해 왔다. 전날엔 이종걸 원내대표도 최고위에 나오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27일엔 오영식 의원이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바 있다.
특히 주 최고위원은 전날 문 대표를 만나 "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참여하지 않은 채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한 뒤 무소속 천정배 의원 등과 야권을 통합하자"고 제안했으나 문 대표가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주승용 최고위원은 8일 사퇴를 선언하며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할 계획이다.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주 최고위원이 사퇴한 이후 나를 포함해 정성호 민생본부장 등은 ‘구당모임’에서 사퇴하는 게 좋다는 의견을 모으면 그에 따르기로 했다"며 "일괄적으로 사퇴하는 것보다 순차적으로 하자는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문병호 의원은 "문 대표가 사퇴를 거부하고 안철수 의원이 탈당을 결행하면 이번 일요일(13일)부터 1차 탈당이 시작될 것으로 본다"며 "12월 말까지 최소 20명에서 최대 40명의 의원이 탈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섭단체 요건(20석)만 갖추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80억원 정도의 국고보조금이 나오기 때문에 창당이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또 당내 비노 진영은 ‘야권 대통합을 위한 구당모임(구당모임)’을 구성하고, 이날 오전 첫 모임에서 혁신전당대회 개최를 강력 촉구했다.
전날 꾸려진 구당모임에는 김영환 강창일 김동철 신학용 김영록 노웅래 문병호 유성엽 이윤석 장병완 정성호 박혜자 최원식 황주홍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모임 간사는 노웅래 의원이, 연락간사는 최원식 의원이 각각 맡기로 했다.
이들은 "현 지도부 체제로는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데 인식을 함께 한다"며 "국민과 당원의 뜻을 모으고 야권 대통합과 혁신을 실천하는 전당대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혁신전대는 안철수 의원이 문재인 대표의 ‘문안박연대’제의를 거부하며 역제안했던 것으로 문 대표가 이를 거부한 바 있다.
하지만 문 대표측 관계자는 "주 최고위원이 사퇴하면 중앙위를 통해 다른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방안으로 맞대응할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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