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판인 정치판은 언제나 사각의 링이다.
이기문 변호사
이기문
| 2015-12-09 08:58:35
그러므로 정치를 하고자 하는 자는 처음부터 정치판이 싸움판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정치판에는 싸움 잘하는 정치꾼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국민들은 싸움만 잘하는 정치꾼이 아니라 곧잘 유능한 정치가의 출현을 기대한다. 유능한 정치가를 정의하면, 참된 정치를 하는 사람, 국민들이 진심으로 신뢰감을 보낼 수 있는 사람,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사람, 국민에게 스스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는 능력과 지혜를 갖추고 있고, 존경받을 만한 인격을 갖춘 사람을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정치가를 찾는 일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표를 의식하기보다 언제나 국가와 국민의 장래를 생각하며 경륜과 신념으로 대의(大義)에 따라 행동하는 정치가가 출현한다는 것은 정말이지 어려운 일이다. 소위 스테이츠맨이다.
그러나 우리 정치사에서 그와 같은 정치가를 찾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오로지 다음 선거의 표만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정치꾼들을 너무나 쉽게 본다. 정치를 한답시고 모략, 꼼수, 편법, 탈법, 위법 등을 일삼는 정치꾼들이 널려 있다. 통치자 개인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그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다. 역사 왜곡도 서슴지 않는다. 대통령이 되고나서도 야당을 향하여 다음 선거의 심판을 받도록 유도한다. 국민의 존경과는 상관없다. 스스로 권력을 쟁취했다고 믿는다. 필요하면 자신의 측근들도 내친다.
당원들로부터 부여받은 최고위원직을 스스로 버린다. 책임의식은 없다. 안철수의 정치철학은 도대체 무엇일까? 국민에게 감동시켜 주는 정치는 박원순시장후보에게 자리를 양보한 것 이외에는 보이지 않았다. 왜 혁신전대를 고집하는지 알 수 없다. 문재인대표체제로 총선이 실패할 것이라면, 문재인의 사직을 구할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체제를 갖춤이 마땅하지 않을까? 문재인을 두둔해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통합과 협력이 필요한 시기에 자기변명과 자기 합리화만 늘어가서야 곤란하지 않을까말이다. 이미 문재인은 거듭 자신의 체제로 총선을 치루겠다고 선언했다. 보완할 수 있는 답을 함께 열어가자고 이야기하고 있다. 안철수의 혁신적인 방안을 모두 당헌 당규에 흡수하도록 했다. 그런데도 안철수는 다시 문재인의 혁신전대 재고를 요구하며 칩거로 들어가 버렸다. 언론의 설명요구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가 원하는 '창조적 파괴'를 왜 해야 하는 것인지? 자신이 당대표가 되는 것이 창조적 파괴인 것인지 도대체 종잡을 수 없다. 야당의 분열은 곧 새누리당의 총선승리를 가져다주는 것 일 텐데, 이 시점에서 문재인 체제가 총선에 실패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내놓은 대안이 결국 자신의 당대표체제라는 말인지...
진실로 야당 지도자들의 현란한 수사를 지켜보면 국민들은 절망스럽고 어지럽기만 하다. 협력할 생각은 안하고, ‘ 문재인 사퇴해!’만을 주장한다. 2015년도의 야당 정치꾼들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진실로 절망을 느낀다. 사각의 링인 정치판에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가는 요원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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