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 4.13총선 야권연대, 셈법 제각각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6-01-20 11:28:02

문재인 “국민회의와 통합...정의당과 연대”

김부겸 “국민의당과 연대...정의당은 곤란”

노회찬 “더민주-신당-정의당 공조 불가피”

안철수 “만년 야당으로 기득권 유지 하나”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 저지'를 앞세워 야권연대 논의를 공식화했지만 의견 통일이 쉽지 않아 보인다.

당내에서조차 연대 범위를 놓고 이견을 보이는가하면 수차례 연대가능성을 일축해 온 국민의당은 물론 문 대표가 연대 대상으로 언급한 세력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문 대표는 지난 19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사퇴의사를 밝히며 “우리 당을 나간 분들은 제가 사퇴하지 않는 것을 탈당 이유로 말씀해왔다. 걸림돌이 사라졌으니 이제 통합 논의가 활발히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정배 의원 측과는 통합을, 정의당과는 현실적으로 통합은 좀 어렵다는 판단 아래 선거 연합이 논의돼 왔다”며 국민회의, 정의당을 향해 “이 문제를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논의로 전환하자”고 제안했다.

안철수 의원이 추진 중인 국민의당에 대해서도 “크게 통합 또는, 연대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범야권이 통합하고 연대된 힘으로 이번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생각엔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도 아무 이견이 없다”고 밝혔다.

정세균 더민주 상임고문도 20일 “현실적으로 볼 때 국민의당과 통합은 회의적이지만 당연히 선거연대는 해야 된다”고 가세했다.

정 상임고문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문재인 대표의 사퇴 선언에 대해 “분열된 야권의 통합 위한 물꼬를 텄다”고 평가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제 호남은 자유경쟁도 괜찮다”며 “연대를 통해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이 보호되는 것은 호남 유권자들이 기대하는 바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남 외 박빙지역에선 여야 1대1 구도를 만드는 게 유리하다”며 ‘호남은 경쟁 비호남은 연대’방식을 주장했다.

하지만 같은 당 중도성향의 김부겸 전 의원은 국민의당과의 연대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정의당에 대해선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김 전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고성국의 아침저널'에 출연, 국민의당과의 관계 정립과 관련, "야권이 살기 위해 연대를 할 수 밖에 없다고 국민들에게 호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더 잘났다'고 하는 2등, 3등 경쟁은 정말 국민들에게 죄 짓는 것"이라며 "지금은 이미 (국민의당이) 창당 작업에 돌입을 했으니 그 분들이 자기 모습을 갖출 때까지는 서로 비판을 자제하고 지켜보는 게 옳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의당과의 관계에 대해선 "정의당은 명확하게 진보정당을 표방한 정당"이라며 "지금 더민주는 진보정당과 정책이나 가치를 공유할 만큼 넓지 못하다"고 비판적인 견해를 보였다.

그는 "문 대표 입장에선 분열된 야권의 모습을 한 번 치유해서 선거를 치르자는 취지인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정의당과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정배 의원이 추진하고 있는 국민회의 측도 엇갈린 의견이 표출됐다.

국민회의 측은 “더민주가 당의 해체에 준하는 변화로 기득권 해체를 실천하는지 좀더 지켜보겠다”고 했지만 천 의원은 전날 “혁신이 중요하지만 분열한 후 통합하는 것도 중요한 혁신”이라며 연대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통합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그동안 통합논의에 대해 부정적이던 정의당은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큰 틀에서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은 계속 공감해 온 바로, 단순한 통합이 아니라 야권 연대에 대한 이야기라면 긍정적"이라며 "가치와 원칙을 갖고 '2017년 정권교체 연대' 형식으로 이번 선거에도 포괄적으로 함께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도 야권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야권연대 제의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 전 대표는 이날 KBS 1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정의당은 이제까지 일관되게 야권 전체의 연대로써 이 총선을 치러야 다음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야권연대의 입장을 줄곧 천명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총선만이 아니라 대선까지도 3당이 서로 다르다는 얘기만 하면서 계속 대립과 경쟁을 하게 되면 무엇보다도 제일 유리해지는 것은 새누리당일 것이고 제일 피해를 보는 것은 야권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라면서 “총선에서 세 야당의 공조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당 창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의원은 야권연대 가능성을 일축했다.

안 의원은 최근 현역의원 전원이 참여한 확대기획조정회의에서 “야권연대 프레임으로 지난 10년간 도대체 무엇을 얻었나”라며 “지금은 야권분열이라면서 만년 야당으로 기득권을 지키려고 할 것이 아니라 수구지배 체제에 강력한 균열을 낼 때”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또 이날 서울 마포 당사에서 열린 기획조정회의에서도 "이번 총선은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기득권 양당 체제를 계속 유지할 것인가, 양당 담합구조를 깨고 다당제로 갈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거"라며 "강한 3당이 만들어지면 정치가 역동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 문 대표의 연대 제안을 거듭 일축했다.

김영환 전략위원장도 문 대표의 연대제의에 "참으로 당황스럽고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그렇게 될 바에야 왜 이런 분란, 어려움을 자초했나. 병 주고 약 주는 거냐"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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