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사칭' 중국현지 보이스피싱 일당 검거

여영준 기자

yyj@siminilbo.co.kr | 2016-01-21 23:58:04

경찰, 3억 편취한 혐의로 14명 구속·11명 불구속

[시민일보=여영준 기자]중국에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차리고 조직적으로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른 일당이 검거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조직원을 모집해 현지에서 합숙을 하며 '대포통장 수사'를 빙자한 보이스피싱 교육을 시켜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보이스피싱으로 20여명에게 3억원 상당을 뜯어낸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사기 등)로 조 모씨(43) 등 14명을 구속하고, 국내에서 돈을 인출·송금한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4년 5월 중국 지린성 룽징시에 콜센터를 개설한 뒤 2015년 11월까지 사기 행각을 벌였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철저한 분업 시스템을 갖추고 범행을 저질렀다.

조직 총책인 조씨는 중국 콜센터 조직원을 모집, 이에 포섭된 김 모씨(36) 등 9명은 한국에서 중국으로 건너가 콜센터 조직원으로 범행에 가담했다. 이들은 경찰·검찰 수사관을 사칭하는 1차 작업팀과 검사를 사칭하는 2차 작업팀으로 역할을 나눴다.

1차 작업팀은 대포통장 수사를 빙자해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대상자를 속였다. 2차 작업팀은 여기서 속은 이들을 대상으로 금융정보를 얻어냈다.

이어 채 모씨(23) 등 4명은 금융정보를 가지고 있는 중국의 보이스피싱 조직원과 접촉하면서 국내에서 활동하는 현금 인출·송금책을 관리했다.

이들은 국내에서 피의자 장 모씨(21) 등 11명을 고용해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찾고 그 돈을 다시 중국으로 송금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20대 중·후반의 사회 초년생 여성을 주 범행대상으로 삼았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이 연령대의 여성이 힘들게 취업을 했기 때문에 검찰청 등 국가기관을 언급했을 때 가장 잘 속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검거되지 않은 중국 내 보이스피싱 조직이 더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해외 공조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