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은 역시 ‘안철수당’?
安 측근들, 당 핵심 요직에 전진배치...대변인은 계파안배로 6명이나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6-02-11 09:56:24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국민의당이 당 핵심 요직에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 최측근을 전진 배치하면서 ‘안철수당’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11일 “어제(10일)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당대표 비서실장에 박인복 전 공보특보를, 전략홍보본부장에 이태규 전 창당실무준비단장을 임명하는 방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안철수 공동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앞서 지난 5일에는 2012년 대선 때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안철수 후보의 ‘진심캠프’에 합류한 뒤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았던 박선숙 전 의원이 사무총장에 임명된 바 있다.
사무총장의 경우 조직·재정·인사뿐만 아니라 향후 총선 공천 작업에 깊이 관여할 수 있는 비중 때문에 치열한 '물밑 경쟁'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지난 3일 안철수 천정배, 두 공동대표와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이 참석한 마라톤 회의 당시 김한길 의원 측에선 문병호 의원, 무소속 최재천 의원 등을 후보군에 올려놓고 밀었으나 안 대표 측에서 창당 작업을 주도한 박 전 의원이 계속 당무를 맡아 창당 작업을 실질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현역 의원들은 박 전 의원이 사무총장을 맡을 경우 측근 그룹이 당을 사당화할 수 있다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임명된 전윤철 공직후보자격심사위원장도 박선숙 사무총장과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하며 호흡을 맞췄다는 점에서 사실상 ‘안철수 사람’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 같은 비난을 의식한 듯 국민의당은 전날 김정현 전 더불어민주당 수석부대변인, 김재두 전 국민회의 공보팀장, 김희경 전 더민주당 부대변인 등 3명을 대변인에 추가 임명했다. 이로써 국민의당은 대변인만 6명이 됐다.
최원식 수석대변인은 “총선을 앞둔 시점을 감안해 증원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들은 각각 구 민주계, 천정배 공동대표, 김한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가까운 인사라는 점에서 계파안배를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당초 지도부는 이들 중 일부는 부대변인으로 임명하려 했지만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자 모두 대변인직을 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측 관계자는 “국민의당이 안철수 대표 사당화 논란을 의식해 계파별 안배를 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대번인은 계파 간 ‘나눠먹기’가 됐다”며 “계파 간 ‘당직 분배’에도 불구하고 요직에는 안 대표 측근들이 속속 배치되고 있어 내부 불만이 감지된다는 소리가 들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회17명에 대병인 6명인 조직이 과연 정상적인 조직이냐”고 꼬집었다.
한편 총선 공직후보자 공모는 당초 13일까지였던 접수기간을 설 연휴 등을 감안해 19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국민의당은 이번 주 내 공천 관련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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