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몸도 마음도 더민주 떠났나

국민의당 출마 측근들에 일일이 격려전화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6-02-13 23:58:04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이제 완전히 더민주를 떠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2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손 전 고문은 설 연휴 때 4.13 총선에 출마한 자신의 측근 전.현직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격려했다.

특히 더민주를 탈당해 국민의당 출마를 준비하는 정치인들이 격려 대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7일 손 전 고문은 더민주를 탈당한 뒤 국민의당 후보로 광주에서 뛰고 있는 김유정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여기(호남)에 있지 않으냐. 꼭 당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당으로 옮긴 신학용·최원식 의원 등에게도 전화를 걸어 "잘하고 있느냐. 고생이 많네"라고 격려했다.

특히 입법 로비 사건으로 재판 중인 신 의원에게는 "걱정이 된다. 몸은 잘 챙기고 있느냐"고 말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손학규계 의원 중에도 더민주에 남은 조정식 의원 등은 전화를 받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손 전 고문이 사실상 친노와 결별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손 전 고문과 친노의 악연은 지난 2008년 민주통합당 출범에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민주당은 비노계의 손학규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중심을 이루고 있었다.

그런데 총선을 앞두고 손학규 당시 민주당 대표가 ‘야권통합’을 명분으로 문재인, 문성근 등 친노세력과의 통합을 주도해 친노 통합용 정당인 민주통합당이 출범하게 됐다.

하지만 손 전 고문과 친노세력은 이내 길을 달리하게 된다.

손 전고문으로서는 친노 세력에게 뼈아픈 배신감을 느끼게 되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손 전 고문 측 관계자는 “지난 2012년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손 대표가 ‘공정성을 담보하라’며 조건부 유보 방침을 선언했었다”며 “모바일 투표시스템의 전면 정비를 위해 경선 중지를 요구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당시 손 후보를 비롯한 '비 문재인' 측 후보들이 제주경선 직후 모바일 투표의 ARS가 잘못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기호 순서대로 4명의 후보 이름을 끝까지 들어야 유효표가 인정돼 중간에 끊은 선거인단의 표가 누락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친노 측은 이 같은 잘못을 고치려하지 않았다. 그 결과 민심과 ‘모바일심’이 분리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당시 손학규 후보가 35.10%로 선두를 기록했다. 문재인 후보의 24.92%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그런데도 묻지마 형식의 모바일 투표에서 문 후보에게 뒤져 경선에서 패했다”며 “손 전 고문이 친노 세력을 믿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겠느냐, 손 전 고문의 몸도 마음도 이미 더 민주를 떠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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