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출장보고서 돈주고 맡긴 서울시설관리공단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16-02-19 17:58:03

임직원들 1920만원 지급 市 감사서 적발
市 "부적절… 예산 불필요하게 집행됐다"


[시민일보=전용혁 기자]서울시 산하 기관의 임ㆍ직원들이 1920만원을 들여 용역업체에 출장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18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서울시 감사과 감사처분요구서 등에 따르면 서울시설관리공단의 이 모 경영전략본부장(50)은 문화체육본부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2월6~15일 ‘월드컵 경기장과 어린이공원의 시설 개선을 위해 스페인ㆍ안도라ㆍ프랑스를 방문해 유명 축구 경기장, 공원의 우수 사례를 연구한다’는 취지로 유럽 출장을 다녀왔다.

9박10일간 출장에 쓰인 경비는 총 2700만원이었고, 이 본부장과 간부급 직원 등 6명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바르셀로나의 축구 경기장의 파리의 불로뉴 공원 등에 갔다가 귀국 후 100쪽의 분량의 출장보고서를 제출해야 했지만 출장보고서 작성을 해외 정책사례 보고서 작성을 전문으로 하는 A업체에 출장 가기 전 맡긴 것으로 밝혀지면서 문제가 생겼다고 공단 관계자는 밝혔다.

실제로 이 본부장 등이 출장을 떠나기 이틀 전인 2월 4일에 이미 A업체와 용역 계약을 맺고 1920만원의 실비까지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A업체는 해외 정책연구를 진행하지 않았고 대신 이 업체와 관련 있는 다른 업체가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사실을 확인한 서울시는 지난 2015년 8월 감사 과정에서 감사처분요구서를 공단측에 보냈다.

요구서에서 시는 “출장팀이 공무국외여행을 가면서 방문기관 섭외, 자료 조사, 면담 자료 마련 등의 사전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비수기(1~2월)에 해외 출장을 추진했다”고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이어 “출장가자 직접 작성해야 할 보고서를 출장을 떠나기 이틀 전 수의계약 방식으로 용역업체에 별도 발주함으로써 예산이 불필요하게 집행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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