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야권통합’놓고 내분양상

박지원 “대통합은 이뤄져야”vs. 박주선 “선거공학적 이합집산 부적절”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6-03-03 10:29:28

진성준 “안철수 제외하고 통합할 수도...”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이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을 흔들고 있다.

지도부 사이에서도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되는 등 내분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일단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제안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더민주는) 당내 정리나 먼저 하시기 바란다”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천정배 공동대표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절충적 태도를 취했고, 나아가 김한길 공동선대위원장은 “새누리당 일당 독주를 막아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특히 박지원 의원은 3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은 제가 주장해왔던 것"이라며 "총선에 불을 붙이는 촉매 역할도 하고, 야권 통합도 주도적으로 해나가겠다는 생각"이라고 적극 환영의사를 밝혔다.

전날 권노갑 고문 등 동교동계와 함께 국민의당에 입당한 박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야권 분열로 비호남권에서는 총선 필패가 눈에 보인다"며 "특히 수도권에서 야권 분열로 인해 엄청난 패배가 예측되고, 의원들도 자신감 잃어가고 있다면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야권은 사실상 더민주·국민의당·(원외)민주당으로 삼분돼 있다. 박준영·김민석 대표가 이끄는 (원외)민주당과 먼저 통합해야 한다. 어제(2일)도 공동대표에게 그 이야기를 했다"며 "대통합은 이뤄져야 한다. 통합이 안 되면 야권후보 연대 단일화를 해야 하고, 총선 후에라도 통합을 이루는 것이 정권교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김종인 대표가 갑작스럽게 대통합 이야기를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표나 지도부에서 어떤 결정을 할 것인지 논의할 것으로 본다. 야권은 분열의 선수지만 통합할 때도 금메달"이라고도 말했다.

반면 박주선 의원은 같은 날 SBS라디오에 출연 “중도 개혁 정책을 실천하려는 시도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또 선거철만 되면 선거공학적인 이합집산을 이야기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고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고 국민의 무서움을 모르는 소치”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의원은 그 이유에 대해 “친노 패권 청산과 수구 진보 세력의 교체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통합 논의를 한다는 것은 지금 국민의당 무력화를 노리는 고도의 정략적 꼼수이자 정치적 술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민주)가 달라진 게 있다면 국보위에 참여했고 햇볕정책 실패를 얘기하면서 북한 궤멸을 주장하는 김종인 대표가 민주적 절차에 의해서 대표로 선출되지도 않았으면서 전권을 행사하는 1익 독재정당 아니냐 하는 정도로 당 체제와 운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각 언론사의 조사 결과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 역시 의견이 엇갈렸으나 ‘통합’을 희망하는 쪽이 더 많았다.

조선일보 조사 결과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안 대표와 천 대표, 김 위원장 세 사람을 제외한 국민의 당 의원 14명 중 12명은 '친노 청산 등 명분만 있다면 통합이나 연대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앙일보의 조사 결과는 현역 의원 18명 중 부정적 의견을 표시한 의원은 4명에 불과했다. 반면 친노 패권, 낡은 정치 청산 시 조건부로 통합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6명이고 새누리당의 어부지리를 막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수도권 개인 간 연대 혹은 단일화는 가능하다는 의견이 각각 3명씩이었다.

한편 더민주는 야권통합을 놓고 찬반 의견이 갈리는 국민의당 의원들을 상대로 분리책을 구사하고 있다.

실제 친노(친노무현) 주류인 진성준 의원 이날 YTN라디오에 나와 “야권통합은 정치적 상식”이라며 “(야권통합에 반대하는) 안철수 의원을 제외하고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무슨 정치적 의도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선거 승리를 위해 야권이 다 함께 뭉치자는 뜻 말고 무슨 저의가 있겠느냐”며 “안 공동대표도 총선 승리를 위해 진지하게 고민해줬으면 한다”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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