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시각장애인 아버지 살해혐의로 30대 아들 긴급체포

여영준 기자

yyj@siminilbo.co.kr | 2016-03-13 16:56:41

[시민일보=여영준 기자]30대 아들이 시각장애인 아버지를 살해한 뒤 어머니의 도움으로 아버지의 시신을 야산에 암매장한 사건이 경기 시흥에서 발생했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13일 존속살해 및 사체 유기 등 혐의로 이 모씨(37)와 어머니 조 모씨(60)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올해 1월13일 오후 6시께 시흥시 부모의 집에서 술에 취한 아버지(61ㆍ시각장애 1급)가 "쓰레기"라고 자신에게 욕한 것에 화가 나 벽으로 밀쳐 숨지게 한 혐의다.

이씨는 또 숨진 아버지를 창고 방에 13일 동안 내버려두다가 같은 달 26일 오전 2시께 어머니 조 모씨(61)와 함께 시신을 시흥의 한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씨는 남편 시신을 암매장한 뒤 같은 날 오후 4시께 112로 "남편이 14일 강원도로 여행간다고 나간 뒤 들어오지 않는다"며 미귀가 신고했다.

이들의 범행은 숨진 이씨 주변을 수소문하던 중 수년째 지방 출타가 없었다는 진술을 확보, 조씨 등 가족들의 진술이 석연치 않다고 경찰이 판단하면서다.

경찰은 조씨가 이웃에 "남편이 숨졌다"고 말하고 다닌 점에 주목하고 집 주변 CCTV 영상을 확인해 시신을 암매장하던 당일 새벽 승용차 1대가 집 주변을 들락거리는 모습을 확보했다.

특히 12일 오후 8시께 집 내부를 압수수색한 결과 안방 문틈과 창고 방, 과도 손잡이 등에서 숨진 이씨의 혈흔 반응이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조씨를 추궁한 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받은 뒤 부천의 한 만화방에서 아들을 검거했다.

경찰은 야산에서 숨진 이씨의 시신을 수습했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기로 했다. 수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이씨와 조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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