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교사사칭해 수십억 챙긴 40대 여성 상습사기 혐의로 구속

고수현

smkh86@siminilbo.co.kr | 2016-03-20 17:09:00

[시민일보=고수현 기자]40대 여성이 자신의 여동생과 동명이인인 고등학교 교사를 사칭해 수십억원대 사기 행각을 벌이다 경찰에 덜미가 붙잡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상 상습사기 혐의로 A씨(48·여)를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3년부터 지난해 12월 말까지 교사를 사칭해 “일수하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면 거기서 받는 이자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 40여명에게 80여 차례에 걸쳐 45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동종 범죄 전과를 가진 A씨는 2005년 3월부터 강동구 한 여고 매점에서 일하면서 우연히 자신의 여동생과 이 학교 영어교사의 이름이 같다는 것을 알고 동생에게 명의를 빌려 계를 들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같은 계원들에게 동생과 동명이인인 영어교사인 척 하면서 “가락시장에 일수를 하는 사람을 알고 있는데 돈을 빌려주면 거기서 나오는 이자로 큰 이익을 볼 수 있다”며 “매월 2~5%의 이자를 올릴 수 있다. 1000만원을 주면 원금과 이자를 합쳐 매달 220만원씩 5개월에 걸쳐 돌려주겠다”고 유혹했다.

그러나 A씨는 처음에 ‘돌려막기’ 방식을 이용, 정확한 일자에 이자를 지급해 믿음을 샀고 더 많은 투자자들을 끌어모아 최대 15억원까지도 받았다.

그러면서 A씨는 자신이 실제로 영어교사가 아닌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특별히 이자를 높게 해줄테니 내가 매점에서 일했다는 사실을 비밀로 하라”고 회유했다.

원금을 돌려받기를 희망하는 피해자들에게는 “추가로 돈을 빌려주거나 다른 사람을 소개해주지 않으면 원금도 갚기 힘들다”고 압박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동생의 주민등록증을 들고 다니면서 여동생 명의의 통장 8개, 신용카드, 백화점 카드 등을 만들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추적을 피하기 위해 대포폰까지 사용했다.

가족들까지도 범행을 숨겼던 A씨는 돌려막기가 한계에 달하자 “지낼 곳이 필요하다”고 한 뒤 경기도 수원 일대에 아파트, 오피스텔 등 3곳에 도피처를 마련해 피해자들의 눈을 피해 자주 옮겨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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